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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에서부터 오늘날 젊은 의사까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9-09 10:34
조회
58
< 히포크라테스에서부터 오늘날 젊은 의사까지 >

고대 그리스 시대 의사였던 히포크라테스(기원전 약 460년~377년)는 수로에서 가까운 저지대에 거주하는 사람이 고지대나 건조한 곳에 사는 사람들 보다 말라리아에 더 잘 감염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질병의 공간적 분포에 대한 연구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건강에 대한 환경과 장소의 영향을 연구한 Air, Water & Place라는 그의 저서는 메디컬지오그래픽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후 빅토리아 시대에 메디컬지오그래픽의 한 획을 긋는 연구가 있었다. 보건의료 전문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 존 스노우의 콜레라 연구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콜레라는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라나 존 스노우는 선원들이 골레라가 유행하는 지역에 도착하더라도 배에서 내리거나 상륙해서 사람들과 접촉하기 전에는 질병에 걸리지 않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결국 역학조사를 통해 콜레라가 수인성 질병임을 강하게 확신했고, 콜레라에 의한 사망자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존 스노우가 콜레라가 수인성 질병임을 확신했던 역학조사 방법은 다름아닌 지도화였다. 그는 콜레라 사망자를 지도에 표시했다. 지도에서 확인하니 특정 펌프를 중심으로 콜레라 사망자의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당시 런던의 상하수도 시설은 문제가 많아서 하수도로 흘러가야 하는 폐수가 상수도로 유입되어 식수가 오염되는 경우가 빈번했었다. 결국 그는 펌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민원을 넣었다. 펌프는 폐쇄됐고 콜레라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당시 그린 지도

당시 그린 지도(출처: en.wikipedia.org)


그 후로 건강과 공간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어 왔다. 1998년 Griffith는 혈중 납 농도의 공간적 분포에 대해 연구했다. 납은 납을 함유한 가솔린이나 페인트, 이것에 오염된 식수원과 미세분진 등에 의해 혈액에 들어오게 된다. 즉 주변 환경이 매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집중되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Griffith의 초기 가설이었던 셈이다.

그는 GIS를 이용해서 환자들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했다. 그리고 환자들의 위치와 도로와의 거리를 계산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혈중 납 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그러나 환자들의 위치와 도로와의 관계는 상관성이 낮았다.

하지만 환자들의 위치는 분명 군집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환자들의 위치를 센서스 트랙으로 집계하고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주택가격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즉 가난한 지역에서 혈중 납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1960년대 미국에서 약 5만여명의 어린이가 납 중독으로 사망했었는데, 납이 함유된 페인트를 바른 건물의 조각을 먹었기 때문으로 밝혀지기도 했었다. Griffiith의 연구는 혈중 납 농도가 높아지는 주요 원인을 밝힌 것에서 더 나아가 이것이 공간적으로 집중되어 나타나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통해 발병의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납에 가능한 덜 노출되도록 하기 위한 공중보건 정책은 보다 가난한 지역에서 먼저 주택의 질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최근에는 역학조사뿐만 아니라 의료자원 배치에도 공간은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몇 년 전 젊은 의사선생님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자동제세동기(AED)를 어디에 배치하면 좋을 것인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공공의료에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선진국에서는 사람이 많은 곳이면 어디든 자동제세동기를 배치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큼의 자원 투입이 어렵기 때문에 정말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곳에 자동제세동기를 설치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첫번째 작업은 존 스노우가 그랬던 것처럼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위치를 지도화 하는 것이었다. 심정지 환자는 무작위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지리공간상에 일정한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이를 토대로 이미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 재발생 가능성을 추정했다. 즉 한번 환자가 발생한 지역은 다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토대를 둔 것이다.

또 몇 대의 AED를 어디에 배치하는 것이 좋을지 분석하기 위해 연구 지역을 일정 간격으로 나눴다. 심정지 환자가 많이 발생한 건물 유형에 배치할 경우, 방화관리대상물에 배치할 경우, 기존 심정지 위험 지역에 배치할 경우 각각 어느 정도가 커버 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아파트와 방화관리대상물에 일시에 AED를 설치하면 3년간 심정지의 약 40~60%를 커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아래 지도는 응급의료 환자가 호당가격이 낮은 아파트 지역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지도이다. 당시 분석 결과 고소득 아파트 지역보다 저소득 아파트 지역의 응급의료환자 발생이 3개 가량 많았다. 저소득 계층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더 119안전센터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효율성을 고려하더라도 저소득층의 접근성을 고려한 응급의료 망 구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시대가 변하고 통제하려는 질병의 종류도 다르지만 해결의 시작은 매핑이었다. 단순 분포도만을 통해서, 즉 시각화만으로도 추측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공한다. 하지만 매핑을 하는 것 보다 매핑을 하기 위한 데이터를 취득하는 것이 더 어려운게 현실이다. 전염성 감염병과 같이 전파를 신속히 차단해야 하는 질병일수록 관련 담당자가 빠르고 손쉽게 매핑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