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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w의 Cloud 이야기 #4

데이터 이야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15-08-12 00:00
조회
3365


Andrew의 Cloud 이야기 #4



안녕하세요 앤드류 입니다.

벌써 8월입니다. 휴가는 다녀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주로 사람들이 몰리는 8월에는 휴가를 가지 않고, 봄/가을/겨울을 이용해서 쉬곤했는데요,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는 아이 친구들이 워낙 여름에 어디/어디 다녀왔다고 자랑을 하는통에 저도 이젠 좀 생각을 바꿔 볼까 합니다.

클라우드 진흥법이 통과 되고 9월 28일 부터 시행된다고 합니다. 주요 골자는 공공기관에서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해서 클라우드 시장을 부흥시키고, 중소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서 파이를 넓히는 목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조항은 클라우드를 사용치 않을경우 이에 대한 내용을 입증하게끔 만들어서 클라우드를 최대한 사용하게 유도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클라우드 사업과 기술을 준비중이던 분들께는 좋은 소식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IT 산업에서 가장 큰 고객중의 하나인 정부에서 그동안 예산과 보안등을 이유로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이제 정부가 도입을 할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관련 기술등에도 투자를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가 생겼으니까요.

허나 시장 상황을 보면, 참 애매합니다. 우선 민간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국내에 IDC를 보유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가 몇개나 있을까요 API로 모든 서비스들이 연결되어 있고 충분한 확장성을 가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클라우드에 들어가는 또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기술 중에서 국내 업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얼마나 있을까요

1990년대 후반에 정부에서는 서버제품 국산화를 위해서 부던히도 노력했습니다. 그런 이유에선지 알순 없지만 국내에서 실제로 서버나 스토리지를 만들어서 팔던회사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초기 서버는 인텔 화이트 박스 서버에 자신들의 회사 로고가 달린 판을 붙여서 만드는 수준이었지만, 나중엔 서버용 PCB를 레이드 카드까지 만들면서 많은 부분을 발전 시켰습니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그런 회사들은 폐업을 했습니다. 다른 이유보다,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이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비슷한 가격인것 같지만, 필요한 경우 글로벌 업체는 마케팅 펀드를 본사로 부터 지원받아서 엄청난 할인율을 제시해서 가격적인 면에선 더이상 경쟁이 될 수 없게 했던 것입니다. 결국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런 압박을 견디지 못해서 사업을 그만 두었고, 인텔사의 보드를 OEM 생산하던 대기업도 사업부를 접었습니다. 외국 자본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는것이 아니라, 그 만큼 이쪽 산업이 자생력을 키우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클라우드를 육성한다고 하지만, 이역시 15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미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업체가 나눠먹기 식으로 되어 버렸고, IAAS( Infra As A Service, 컴퓨팅 인프라를 서비스로 제공)에 뛰어들었던 업체들은 사업을 접었던지 아니면 축소시켰습니다. 제가 2011년에 방통위에 클라우드 기술 자문위원을 할때 이미 ‘클라우드를 위한 선택과 집중: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린 그들만의 잔치’ 제목의 보고서에서, IAAS를 만드는것에 집중할것이 아니라 IAAS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에 더 집중해서 퍼블릭 클라우드를 잘 사용하는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지 않으면 승산이 거의 없다라고 얘길 했었습니다. 그때 그런 이야기를 했던건 글로벌 업체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기위해 지출하는 금액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금액을 알 순 없지만, 아마존의 경우 자신들 전체 IDC 예산에 약 2조원정도 꾸준히 지출하고 그 중에 상당부분을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행위를 약 10여년정도 해왔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서비스와 경쟁을 하다니, 이건 딱 봐도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의 싸움이어 보였습니다.

그때 생각한것 몇가지가 있었는데요, 하나는 클라우드를 아주 잘 사용하도록 유연하게 소프트웨어를 만드는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한쪽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다른쪽 클라우드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당 소프트웨어의 엔진부분을 잘 추상화시키는 것인데, 이 부분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각 클라우드 서비스 별로 특징적인 API를 통해서 편리하게 해주는 부분이 별도로 존재해서 모든 클라우드를 아우른 다는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다음 생각한것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었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만들어보니 더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좀더 좋은, 좀더 저렴한 클라우드를 만들수 있는것 같습니다. 필요한 기능이나 모듈을 다른 나라 또는 다른 회사의 개발자가 만들어주니까 저는 그것을 가져다가 설치해서 사용하면 되는것이죠.

마지막 단계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것은 물리시스템 시장도 그랬고,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도 마찬가지로 늘 니치(niche)마켓이라는것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항상 그런 마켓엔 특화된 어떠한 기술들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바로 여기를 노려서 공략하는것이죠. 돈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돈이 많이 있는 쪽에서 만들고, 자금력이 부족한 쪽은 그러한데로 특수한 제품및 기술을 개발해서 공급하는것이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골리앗을 잘 관찰하고 골리앗의 허점을 단번에 공략해서였다고 합니다. 아마 전면전을 벌였다면, 다윗은 한칼도 아까운 존재였을테나, 지혜롭게도 갑옷 투구를 입지 않은 골리앗을 공략해서 승리를 얻었죠.

이젠 관공서에서도 클라우드를 사용한다고 하니, 이런 기술을 만들어서 공급하면 재밌는 일들이 많이 생길것 같습니다. 그럼 더운 여름 잘 보내시고 저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출처 :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제공 : 데이터 전문가 지식포털 DBgu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