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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의 죽은 프로젝트 살리기 최종회 : 종료단계: 세상에 실패한 프로젝트는 없다, 과연

데이터 이야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16-04-26 00:00
조회
3899


단무지 시즌 Ⅲ: 단무지의 죽은 프로젝트 살리기(최종회)

종료단계: 세상에 실패한 프로젝트는 없다, 과연



들어가면서
프로젝트는 나허세 과장의 신기에 가까운 개인기()에 의해 산으로 날려 버렸으나, 발주사 PM인 단무지와 수행사 PM인 문희만 부장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산에 도착해 있다는 사실을 개발단계가 끝나고, 테스트 단계에 와서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때 단순, 무식, XX의 대명사였으며, 지금은 DB 분야에 탄탄한 내공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무지과장이 처음 해 보는 프로젝트를 산으로 날려버렸으니, 다시 단순, 무식으로 돌아간 것은 아닐까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냉정해 차장이 급한 불은 꺼줬으며, 이제 다시 프로젝트의 공은 단무지와 문희만 부장에게 돌아왔습니다. 과연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요 또한 단무지의 사랑은 정지연과 한지아 사이에서 어떻게 될 까요 자 시작해 보겠습니다.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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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 과장
잘나가은행의 과장으로 DBA다. DBA로서 DB 실력은 탁월하나 프로젝트 경험이 없다. 잘나가 대출시스템 재개발 프로젝트의 발주사 측(은행) PM(Project Manager)으로, 첫 프로젝트에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고 노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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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만 부장
탄탄해시스템즈의 부장으로 이번 프로젝특의 수주사 PM이다. 탄탄해시스템즈는 SI(System Integration) 전문사로서 업계에서 인정받는 회사다. 문 부장은 프로젝트 경험은 많으며, 프로젝트의 상세 진행은 PL에게 위임하는 성격이다. 능력 있는 PL과 만났을 때는 좋은 성과를 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프로젝트를 어렵게 꾸려간다. 정말 이름과 같이 무늬만 PM인 듯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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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두깨 과장
탄탄해시스템즈의 과장으로 잘나가은행 대출 시스템 재개발 프로젝트의 PL(Project Leader)이다. 정말 홍두깨 같은 인물이다. 파트원들과 노는 것만 같으나, 프로젝트의 매 중요한 순간의 결정은 전광석화 같이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한다. 프로젝트 내내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파트원들 책상 옆에 앉아 노닥거리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이다. 홍 과장 파트의 파트원들은 휴일 근무뿐 아니라, 시간외 근무도 하지 않는 정시 출퇴근 족이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마일스톤에 따른 매 일정에 정확한 산출물을 제공한다. 아마도 우렁각시라도 숨겨놓고 프로젝트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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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허세 과장
탄탄해시스템즈의 과장으로, 잘나가은행 대출 시스템 재개발 프로젝트의 PL이다. 이름 그대로 허세 작렬이나 중요한 순간 순간을 놓치기 일수이다. 나 과장 파트는 PL의 능력에() 힘입어 프로젝트를 암흑 속으로 몰고 간다. 나 과장 파트의 파트원들은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휴일 근무까지 마다 안는다. 아무래도 나 과장은 파트원들을 수퍼맨 수퍼우먼들로 만들고 있는 듯 하다. 나 과장의 파트원들은 나 과장을 ‘직장의 신’이 아닌 ‘진작에 신’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어한다. 요컨대 신이 이승에 있는 것이 아니듯이, 신이 있는 곳으로 보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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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해 대리
잘나가은행의 대출팀 대리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현업에서 파견된 직원으로 대출업무에 오랜 경험을 갖고 있으나, 전산에 대한 개념이 약한 직원이다.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 위기를 약자에게 돌리는 얍삽한 성격의 소유자다. 낮은 책임감과 갑으로서의 권위주의적 성격으로 프로젝트 구성원들을 다양한 ‘기법’으로 힘들게 한다. 아마도 대출해 대리의 조상은 먼 나라 이웃나라에서 넘어온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되는 인사다.



선택의 고민

단무지는 다시 시작한 사랑 한지아와 열애 중에 있었으며, 첫사랑 정지연의 재 등장으로 인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원칙을 정했었다.

첫째, 만나고 있는 중에 다른 사람이 생각나지 않게 하는 사람을 선택할 것
둘째, 어떠한 선택을 하든 돌아보지 말 것
셋째, 실연을 안긴 상대방을 최대한 배려할 것과 배려를 위해 절대 재회의 여지를 두지 말 것
마지막으로, 이 사실은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혼자만의 비밀로 할 것.

2주 전 주말 한지아를 만났었다. 정말 사랑스런 그녀였다. "오빠, 뭐 먹을래요 오빠, 맥주 말고 커피 마시자. 오빠. 전화해"라는 말이 단무지의 귓전에 아직도 맴도는 것 같다. 단무지는 한지아가 불러주는 ‘오빠’ 소리가 한없이 좋았으며, 그런 한지아를 너무도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지아를 만나는 것이 정지연이 서울에 나타나기 전처럼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만나면 만날수록 한지아와 정지연에게 죄를 짓는다는 생각이 깊어만 갔다. 이에 반해 정지연을 만날 때면 단무지는 머리가 백지장이 되는 것 같다. 그 백지장 위에 정지연을, 정지연의, 정지연을 위한 단무지만 있었다. 단무지는 첫사랑 정지연을 더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단무지: 지연 씨, 아버님은 언제 도착 하신데
정지연: 아~~ 다음달이면 도착하세요. 오시면 바로 무지 씨 만나자고 하세요. 하실 이야기가 있다는 데요



정지연은 아버지가 무슨 말씀을 하실지 알고 있는 눈치였다. 정지연 특유의 귀여운 미소와 함께 살짝 단무지의 눈빛을 엿보는 듯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단무지는 깜짝 놀랐다. "어 그래 내가 무슨 죄라도…" 무조건 반사에 의한 반응을 하듯, 단무지는 기겁을 했다. 혹시 아버님이 독심술이라도 아니 독심술은 사람을 보고 하는 것인데, 지구 반대편 유럽에 계신 아버님께서 서울에 있는 내 마음을 꿰뚫고 계신가



정지연: 무지 씨,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단무지: 허~~~헉. 아~~ 아니야. 그런데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시데정지연: 무슨 얘기긴 무슨 얘기겠어요단무지: 그~~ 글쎄.정지연: 하여간, 그리 센스가 없으셔서야 원~~.
어쨌든 아빠 만나서 들으셔. 대신 우리 간만에 바다 보러 가요. 한국의 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었어.단무지: 그래 그럼 어디 남해로 갈까 남해는 하루면 안되지 오늘이 토요일이니 지금 출발해서 내일 올라올까정지연: 하하하~~ 하여간 남자들이란….단무지: 무슨 소리야. 난 신이 내려주신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것뿐인데.정지연: 강릉 다녀와요. 강릉은 당일치기 가능하죠 자 출발~~



강릉에 다녀온 단무지는 이제 선택의 순간이 왔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정지연은 강한 여자다. 내가 떠나더라도 혼자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여자다. 이에 반해 한지아는 순수하고 여린 여자다. 내가 떠난다면 너무나 힘들어 할 것이다. 너무나 안쓰럽다. 정지연은 멀리 유럽에 있을 때 새로운 사랑을 찾으라 했지 않았던가 하지만 명확히 보자면 본인은 정지연을 더 사랑한다.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홍두깨!! 걱정이 현실로

문희만 부장은 홍두깨와 상의하여 업무 R&R(Role & Responsibility)을 재설정하였다. 청구와 결제의 주요 모듈은 홍두깨가 신규로 맡고, 나허세는 기타 조회 프로그램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정리를 하였다. 애초 홍두깨 파트에서 대출 실행-심사-조회 화면을 맡고, 나허세가 청구-결제를 맡아 하기로 했다.

지금은 홍두깨 파트는 완벽히 완료되었으나, 나허세가 맡고 있던 청구-결제는 재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문희만 부장은 믿음직한 홍두깨에게 중요한 청구-결제를 맡기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홍두깨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대출 시스템에서 대출실행, 심사, 청구-결제라면 거의 모든 것이다.

왜 나허세는 하는 일 없이 놀고, 본인이 이 무거운 짐을 져야 한단 말인가 홍두깨는 처음부터 이 사태를 걱정하고 있었다. 나허세와 같이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을 때부터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또한 프로젝트 진행을 PL에게 모두 위임하고 방관하는 문희만 부장 역시 이름 그대로 무늬만 부장이었다. 나허세와 문 부장의 궁합은 정말 하늘이 내려준 최악의 조합이었다. 홍두깨는 이 상황을 걱정하고 있었으며 그 걱정이 불행히도 정확하게 적중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본인이 생각해도 다시 나허세에게 청구-결제를 맡겨 봤자 지금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을 뻔히 알고 있었다. 지난번 프로젝트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기에, 홍두깨는 한숨만 푹~~욱 내쉬고, 문 부장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이제 프로젝트 오픈이 한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이 기존에 맡은 부분의 통합 테스트와 청구-결제 프로그램 개발을 동시에 진두지휘 해야 하는 상황이다.

홍두깨는 일단 본인이 맡고 있던 부문과 청구-결제 부문으로 일을 나누었다. 그리고 기존 부문은 본인과 함께 열심히 개발했던 가장 선임 개발자인 김혜정 대리에게 전체를 위임했다. 김혜정 대리는 나이가 서른 살로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신입사원 때부터 홍두깨와 함께 7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 일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믿음이 가는 직원이었다. 또한 개발하는 동안 홍두깨가 철저히 관리하였기에 통합 테스트는 커다란 문제가 돼 보이지 않았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

홍두깨는 청구-결제 부문에 전념했다. 기존 요구사항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대출해 대리와 정리했다. 이번에 대출해 대리는 고분고분 홍두깨의 말을 잘 따랐으며, 매우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도왔다. 아마도 대출 팀장에게 교육을 단단히 받은 모양이다. 홍두깨는 업무 요구사항과 기존 개발된 프로그램 사이의 GAP 분석을 지시했다.

개발자들에게 보고 받은 내용은 정말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이자 계산하는 주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내부 로직이 없었다. 프로그램 껍데기만 있는 것이 많았다. 그리고 해당 개발자는 프리랜서로서 프로젝트에서 철수해 있었다. 어찌 이리 중요한 프로그램을 검증되지 않은 인물에게 맡겼단 말인가 홍두깨는 다시 한번 나허세가 원망스러웠다. 또한 다시는 나허세와 프로젝트를 같이 나온다면 홍두깨 이름을 홍세깨로 바꾸리라 다짐 또 다짐하였다.

홍두깨는 손을 대야 할 프로그램 목록과 담당 개발자를 지정함과 동시에 전체 일정 계획을 재 수립했다. 빠듯한 개발 일정이라 야근과 휴일 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현재 남아 있는 개발자들은 순순히 감수하는 눈치였다. 엄청시리 미안했다. 아니 양심에 찔리기까지 했다. 불쌍한 개발자들!!!



IT 개발자들의 암울한 현실

홍두깨는 개발자들이 안쓰러웠다. 아무 죄도 없이 묵묵히 일해 왔던 직원들인데, PL을 잘못 만나 한 달 넘게 야근과 휴일 근무를 해야 하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하지만 이런 피해에 대한 대가는 아무것도 없다. 아주 당연하다 생각한다. 또한 많은 고객사 직원들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당연히 야근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객사 직원들이야 몇 년에 한 번 정도 프로젝트에 투입된다지만, 수행사 입장에서는 매일 야근에 휴일 근무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부 무리들이 창궐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IT 환경은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가적으로 IT 분야를 키우고 싶지만, 전공을 처음 정하는 고3 학생들은 IT를 멀리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IT를 하면 80% 이상이 고객사가 아닌 수행사로 입사할 것이고,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연일 야근에 휴일근무가 당연하게 될 상황이다. 이 상황을 뻔히 아는데, 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그 길을 걷도록 할 것인가

그 뿐이랴, 운영중인 시스템에 투입되었을 경우 갑의 횡포에 설움을 톡톡히 당해본 을은 알 것이다. 얼마나 황당한 상황에 내동댕이쳐졌는지를…. 신규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현업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상품을 출시하고 싶을 것이다. 많은 시간을 상품을 기획-구성하는 데 썼기 때문에 아주 짧은 기간에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통해 개발을 완료한다. 그리고 개발자들은 신규 상품 오픈 후에 가슴을 졸이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왜냐구 개발자가 신이 아닌 이상 짧은 시간에 개발을 했기 때문이다. 혹여 검토하지 못한 구멍이 존재할 수 있으며, 만약 그 구멍으로 인한 장애가 발생한다면, 그건 또 개발자가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아주 ‘골 때리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철저히 개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젠장’ 개발자가 무슨 신인줄 아는 모양이다. 이것이 2016년 IT의 현 주소다.

우리나라 IT의 문제의 근원은 아웃소싱이다. 멀쩡하게 있는 IT 부서 직원들을 전부 자회사 직원들로 만들어 ‘을’ 신분을 만들어 버렸다. 90년대 후반 및 2000년대 초반 아웃소싱을 하지 않으면, 마치 시대에 뒤쳐진 원시시대 회사인 것처럼 포장을 해 댔던 적이 있었다. 국가 또한 그것을 장려하였으며, 이에 따라 IT 자회사가 만들어지고 비용절감을 위해 IT 자회사는 또 다른 하청업체를 두고, 하청업체는 또 다른 하청업체를 둔다.

얼마 전 고객사에서 월 800만원을 주고 개발자 1명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 하도급이 갑(고객사)-을병정무까지 내려갔다. 개발자는 300만원을 받고 투입된 적이 있었다. 예전은 길어야 병까지였다. 하지만 요즘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까지 내려간다는 말을 농담처럼 이야기 한다. 정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 것일까

홍두깨는 여기까지 생각하니 개발자들이 안쓰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박봉에 당연한 야근과 주말근무. 그것을 당연하다 받아 들이는 현실이 우울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시계를 봤다. 금요일 저녁 8시가 조금 지나고 있었다.



홍두깨: 어이~~ 청구-결제팀, 요즘 너무 늦게까지 야근하느라 고생이 많지 말입니다.
내일이 토요일인데, 오늘은 일찍 들어가세요. 내가 맥주한잔 쏠 테니 혹여 ‘카스’ 님이 그리운 사람들은 나랑 같이 나시고요.
그리고 내일 1시에 다시 집합해서 일합시다.개발자: 오~~~ 정말요. 홍 과장님이 쏘신다면 우리야 정말 고맙지요. 가자, 하하하~홍두깨: 그래~~ 그래~~ 이미 술시에 돌입했다. 술 마시러 가자, 하하~개발자: 네~~~엡.홍두깨: 단과장님도 같이 가실래요 금요일 저녁인데요개발자: 네. 단과장님 같이 가시죠 지난번 수류탄주 말고 새로운 주도 하나 가르쳐 주시죠. 하하단무지: 흠~~흠~~흠. 에~~ 그럴까요 하하하.



단무지(DBA)와 개발자

개발자들은 단무지 과장을 무척 좋아하고 따랐다. 단무지는 갑이면서도 전혀 ‘갑질’을 하지 않았다. 또한 단무지는 개발자들이 작성해 놓은 SQL을 튜닝할 때는, 전혀 아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개발자 자존심 또한 무척 강하다.

DBA는 개발자들이 작성해 놓은 SQL을 수정해서 다시 적용하라고 해야 한다. 그때는 성능에 대한 이슈도 교육 아닌 교육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DBA들이 실수를 한다. 개발자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마는 것이다. 왜 SQL을 이렇게 만드세요. 이렇게 대량조인을 할 때는 NL Join보다는 Hash Join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NL Join은 랜덤 I/O가 엄청나게 발생하기 때문에 OLTP 에서만 사용해야 하고요. 지금처럼 배치에서는 Hash Join으로 유도해야죠.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이야기인가 DBA 아니면 절대 알아들을 수도 없는 다른 은하계의 언어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개발자들은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어렵고 중요한 SQL도 DBA에게 절대 의뢰하지 않고, 조용히 개발하고 말아버린다. 다행이 DBA의 눈에 띄어 고쳐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시스템 오픈 후 운영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만약 그렇다면 개발자들은 철수하고, 남아있는 단무지가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단무지가 이야기하는 방식은 일반 DBA와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제가 이 SQL 튜닝을 좀 했는데요. 봐 주시겠습니까 전에 작성하신 것과는 속도에서 차이가 좀 나는데요. 이유는요. 전에 작성하신 SQL은 For Loop를 두 번 도는 것과 같은 방식의 조인이에요. 이것은 한 두 레코드만 찾아오는 OLTP 환경에서는 적당한데요. 지금처럼 여러 건을 조회하는 배치 프로그램에서는 적당하지 않아요. 이런 조인 방식을 NL 조인이라고 하는데요. 블록을 하나 읽어서 하나의 레코드만 취하고 나중에 또 이 블록이 필요하면 다시 읽는 방식이라서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Hash Function을 이용하는 Hash Join으로 유도하는 것이 훨씬 성능이 좋고, DBMS에 무리도 덜 주게 됩니다.

단무지는 절대 DBA들만 아는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개발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최대한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개발자들에게 교육 아닌 교육을 시켜준다. 그래야 또 비슷한 SQL을 작성할 일이 발생하면, 좋은 SQL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IT를 하는 사람으로서 단무지가 좋은 SQL 작성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 본인의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무지가 개발자들을 대하는 방법은 절대적인 윈윈 전략이다. 단무지 입장에서는 개발자들이 좋은 SQL을 작성하기에 나중에 튜닝을 해야 할 일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요,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자기계발이 되어서 좋은 것이다. 단무지와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단무지에게 스스럼없이 질의 응답을 하며, 단무지 또한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다 보니 이제는 많이 친해져 있다. 개발 프로젝트에서 DBA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술 중에 하나를 단무지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홍두깨가 청구-결제 프로그램에 여념이 없다면, 단무지는 데이터 마이그레이션(Migration)으로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기존 DB의 컬럼과 신규 시스템에 변경되어 생성될 컬럼을 일대일 매핑시켜 주는 작업이 마이그레이션의 시작이다. 모델링을 했던 단무지가 최초 매핑이라는 기초작업을 했으며, 이후 상세 작업은 개발자의 도움을 받았다. DB 컬럼 하나하나에 데이터를 입력하고 조회하는 것은 개발자들의 몫이다. 따라서 상세 매핑에 대한 검증 또한 개발자들이 가장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단무지 역시 상세 매핑은 개발자들에게 일일이 검증 받는 작업을 실시하였다.

현재는 상세 매핑이 완료된 상황이며, 마이그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테스트하는 단계이다. 오픈 전날 기존 시스템의 데이터를 신규시스템으로 마이그레이션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때 주어진 시간은 매우 짧으며, 짧은 시간 안에 전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마이그레이션에서 속도는 절체절명의 숙제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을 중단시키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완료 후 신규 시스템을 검증 후 오픈해야만 시스템 중단 시간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무지는 벌써 5번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비효율을 최소화하여 12시간 안에 마이그레이션을 마쳐야 한다. 최초 프로그램은 28시간이 소요되었으며, 그간 지속적인 튜닝을 통해 15시간까지 줄였다. 하지만 3시간을 더 줄여야 하며, 또한 만약에 발생할 위험에 대비해야 할 시간을 확보한다면, 실질적으로는 8시간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단무지의 목표는 첫째는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시간이고 둘째는 데이터 정합성 유지이다. 정합성은 5번의 테스트 과정에서 이슈가 모두 해소되었으며, 이제는 첫째도 시간, 둘째도 시간이다.



이행을 위한 이행시나리오

홍두깨는 청구-결제 프로그램의 개발완료 및 테스트까지 전체를 이상 없이 수행하였으며, 단무지 역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실질적인 목표 시간인 8시간 안에 완료할 수 있도록 튜닝을 마쳤다. 또한 이행 시나리오 역시 상세하게 작성하여 3번의 리허설을 완료한 상황이다. 이행 시나리오의 항목은 이렇다. 스텝 ID, 선행스텝 ID, 작업내용, 예상시작시각, 예상종료시각, 소요시간(분 단위), 담당자, 실제 시작시각, 실제 종료시각으로 구성된다. 또한 스텝은 이행당일 D-3일부터 D+1일까지 상세하게 작성한다. 통상적으로 6개월 프로젝트에서 이행시나리오는 70라인 정도 작성된다.



오픈 당일

전산장비가 모두 모여 있는 곳은 부평의 데이터센터이다. 따라서 인프라 엔지니어는 대부분 부평에서 위치한다. 데이터 마이그레이션과 이행작업을 진두지휘 할 PM인 단무지는 프로젝트 사무실에 위치한다. 그리고 모든 상황을 보고 받고, 오픈 여부를 결정하는 상황실은 냉정해 차장이 실무를 맡기로 했다. 상황실에는 IT 개발부장인 인자해 부장, IT기획부장, IT 운영부장, 현업부서인 대출부장, 그리고 실무를 맡은 냉정해 차장과 사원 2명이 있다. 유관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은 회사 내 메신저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행 시나리오의 ID별로 시작과 종료를 메신저를 이용한다.

기존 시스템 중단부터 실질적인 이행작업 시작이다. 결전의 시간이다. 단무지를 비롯한 모든 실무자들은 메신저에 집결해 있다. 단무지는 전화로 냉정에 차장에게 이행승인 요청을 했으며, 냉정해 차장은 인자해 부장에게 사실을 알리고,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이행에 대한 권한을 PM인 단무지에게 넘기는 내용을 유선상으로 통보했다. 단무지는 기존 시스템 담당자에게 시스템 운영 중단을 요청하며, 이행작업을 사실상 시작했다.

시스템 중단을 시작으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팀 프로그램 배포, 기존 운영팀 프로그램 배포, IT 테스트, 현업 테스트, 유관기관 연동 테스트가 순차적으로 모두 완료 되었다. 총 16시간에 걸친 대 작업이었다. 이제 모든 테스트를 완료하고, 단무지는 상황실에 있는 냉정해 차장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전체 이상 없이 완료되었음을 알리고 오픈 의사결정을 요청했다. 상황실에 위치한 사람들도 빔 프로젝트로 메신저를 확인하고 있기에 그간의 상세한 상황은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드디어 인자해 부장과 대출부장의 오픈 승인이 떨어졌다.



냉정해: 단 과장, 고생했다. 성공적인 것 같다. 이걸로 운영 승인이 완료되었다. 운영 선언이야~~~단무지: 고맙습니다. 냉 차장님께서도 고생하셨습니다. 나중에 술한잔 대접하겠습니다.냉정해: 하하, 그래단무지: 문희만 부장님, 홍두깨 과장님, 나허세 과장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모든 공식 프로젝트는 완료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쉬시고, 월요일부터 프로젝트 종료 단계인 검수를 위한 문서 마무리만 하시면 될 듯 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단무지는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착했다. 그리고 잠시 잠을 청했다. 저녁에 정지연의 아버님을 만나기로 했기에, 단무지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정지연: 무지 씨, 어제 피곤했을 텐데, 일찍 나왔네요단무지: 어~~~ 지연 씨 본다 생각하니 피곤한 줄도 모르겠어. 지연 씨가 나의 에너지 이지 말입니다.정지연: 능청스런 무지 씨를 보니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지 말입니다. 하하~단무지: 아버님께 드릴 양주라도 한 병 사러 마트에 들렀다 가자.정지연: 하하하~ 왜 오늘 또 아빠와 주량 시합하시게단무지: 그런데 아버님이 무슨 이야기 하신데정지연: 으이그~~~ 아직도 그걸 모르시나 하여간 센스를 담당하는
뇌에 나사가 너무 헐거운 걸로 끼워져 있나 봐! 그래서 그 부분이
작동을 잘 안 하지 하하하. 자세한 내용은 아빠한테 가서 들어.단무지: 충성, 아버님.아빠: 아~ 이 사람아, 자네가 전역한 지가 얼마나 됐는데 아직까지 충성인가
나 역시 예편한지 오래돼서 이제 민간인이야. 하하하~단무지: 건강한 모습 뵈니 너무 행복합니다.아빠: 하하~ 그런가 자 술이나 한잔 하지. 내가 몸이 불편할 때도 꼭 이놈의 반주는 했다니까.
하하~ 오늘 단단히 한잔 해 보세나.단무지: 좋습니다. 아빠: 그런데 말야, 자네가 부탁하나 들어 줘야겠어.단무지: 무슨 부탁이십니까 말씀만 하십시오.아빠: 내가 말야 손주가 좀 보고 싶은데 말야. 어떻게 해야 하겠나단무지: 허~~~걱. 자제분은 지연 씨 하나이고, 지연 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요.
그럼 제가 결혼보다 손주를 먼저 안겨 드릴까요정지연: 아빠!!!!!! 무지씨!!!!!아빠: 하하, 알았다 알았어. 그나저나 지연이 언제 데려갈 샘인가
이번 달에 자네 부모님을 좀 뵀으면 하는데. 어른들 뵙고 날짜를 잡아야겠어.
저 녀석이 말야 내 건강 때문에 3년간 유럽에 같이 있으면서 밤마다 자네 생각에
눈시울을 붉히지 않은 날이 없단 말이야. 이제 내 건강도 좋아 졌고 다시 귀국했으니,
결혼을 서둘렀으면 좋겠는데 말야.단무지: 네~~~~ㅂ 좋습니다.
(결혼식하면, 신혼여행갈 거구. 신혼여행 가면~~~ 캬캬캬캭~ 얼래리 꼴래리.)아빠: 자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있나단무지: 아~~~~ 아닙니다. 오늘 부모님께 전화 드려서 지연 씨 인사 드리는 날 잡고요.
지연 씨 저희 부모님께 인사 드리는 날 바로 상견례 일자 잡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버님.아빠: 하하~ 그래 그래. 이제 저녁이나 먹자고. 자네 장모가 식사 맛있게 장만해 놨다네. 하하



정지연은 힘겨운 3년의 시간을 이겨냈다. 그리고 한시도 단무지를 잊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건강이 어찌 될지 몰랐으며, 언제 돌아올지 기약도 없었다. 사랑하는 단무지가 기약도 없이 본인을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자신을 잊어달라 이야기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긴 시간을 이겨 냈으면, 다시 단무지를 얻을 수 있었다. 아빠의 건강과 사랑하는 단무지를 모두 차지한 정지연은 지금 온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이 행복했다.



에필로그

단무지는 한지아와 정지연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으나, 역시 본인이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지내기로 결정했다. 한지아에게는 모든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으며, 정지연이 오기 전까지는 한지아와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과 함께, 정말로 사랑했으며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상처를 잊고 좋은 사람 만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 한지아는 많은 충격을 받은 듯 했으나, 조용히 상황을 받아 들이는 것 같았다.

이것으로 시즌 Ⅲ "단무지의 죽은 프로젝트 살리기"가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너무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여직원 이야기를 넣어달라는 분이 계셨는데 여직원인 김혜정 대리의 이야기를 많이 넣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며, 기회가 된다면 다음 편에 많은 역할을 불어 넣어 보겠습니다. 그럼 감사합니다 ^^



출처 :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제공 : 데이터 전문가 지식포털 DBgu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