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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의 죽은 프로젝트 살리기 1회 : 단무지, 프로젝트를 만나다!

데이터 이야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14-05-08 00:00
조회
6553


단무지 시즌 3: 단무지의 죽은 프로젝트 살리기 (1회)

단무지, 프로젝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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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단무지 이야기가 이제 시즌 3를 맞았습니다. 시즌 3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단무지 이야기를 사랑해 주신 여러분들 덕이라 생각됩니다.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으로 시즌 3를 시작해 봅니다.

필자는 20년 넘게 IT 분야에 있다 보니 자의로든 타이로든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DR(Disaster Recovery) 구축, 종합 상황실 구축, 서버 교체, 통합 스토리지 구축 등의 IT 인프라와 관련된 프로젝트와 CRM 시스템 구축, 단위 애플리케이션 개발,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이 제가 경험했던 프로젝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 프로젝트 경영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는 방법론에 있다고 합니다. 프로젝트 계획-수행-통제-종료, 범위관리, 일정관리, 비용관리, 리스크관리, 사람관리 등을 다루는 방법론이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프로젝트 방법론과 관련된 자격증인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프로젝트의 성패는 방법론에 있다는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는 아닐 듯싶습니다. 물론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방법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방법론이라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방법론을 따르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방법론 또한 무용지물이지요.

프로젝트란 참여자의 의지라 생각합니다.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있고 각각의 이해 관계자 마다 성향이 다르고 능력 또한 다릅니다. 그 뿐입니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 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구성 인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프로젝트의 성공입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에 대한 참여자들의 의지에 따라 프로젝트가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해 ‘단무지 시즌 3’에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글은 시즌 1과 같이 약 8회 정도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그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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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 과장
잘나가은행의 과장으로 DBA다. DBA로서 DB 실력은 탁월하나 프로젝트 경험이 없다. 잘나가 대출시스템 재개발 프로젝트의 발주사 측(은행) PM(Project Manager)으로, 첫 프로젝트에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고 노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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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만 부장
탄탄해시스템즈의 부장으로 이번 프로젝특의 수주사 PM이다. 탄탄해시스템즈는 SI(System Integration) 전문사로서 업계에서 인정받는 회사다. 문 부장은 프로젝트 경험은 많으며, 프로젝트의 상세 진행은 PL에게 위임하는 성격이다. 능력 있는 PL과 만났을 때는 좋은 성과를 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프로젝트를 어렵게 꾸려간다. 정말 이름과 같이 무늬만 PM인 듯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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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두깨 과장
탄탄해시스템즈의 과장으로 잘나가은행 대출 시스템 재개발 프로젝트의 PL(Project Leader)이다. 정말 홍두깨 같은 인물이다. 파트원들과 노는 것만 같으나, 프로젝트의 매 중요한 순간의 결정은 전광석화 같이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한다. 프로젝트 내내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파트원들 책상 옆에 앉아 노닥거리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이다. 홍 과장 파트의 파트원들은 휴일 근무뿐 아니라, 시간외 근무도 하지 않는 정시 출퇴근 족이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마일스톤에 따른 매 일정에 정확한 산출물을 제공한다. 아마도 우렁각시라도 숨겨놓고 프로젝트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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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허세 과장
탄탄해시스템즈의 과장으로, 잘나가은행 대출 시스템 재개발 프로젝트의 PL이다. 이름 그대로 허세 작렬이나 중요한 순간 순간을 놓치기 일수이다. 나 과장 파트는 PL의 능력에() 힘입어 프로젝트를 암흑 속으로 몰고 간다. 나 과장 파트의 파트원들은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휴일 근무까지 마다 안는다. 아무래도 나 과장은 파트원들을 수퍼맨 수퍼우먼들로 만들고 있는 듯 하다. 나 과장의 파트원들은 나 과장을 ‘직장의 신’이 아닌 ‘진작에 신’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어한다. 요컨대 신이 이승에 있는 것이 아니듯이, 신이 있는 곳으로 보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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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해 대리
잘나가은행의 대출팀 대리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현업에서 파견된 직원으로 대출업무에 오랜 경험을 갖고 있으나, 전산에 대한 개념이 약한 직원이다.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 위기를 약자에게 돌리는 얍삽한 성격의 소유자다. 낮은 책임감과 갑으로서의 권위주의적 성격으로 프로젝트 구성원들을 다양한 ‘기법’으로 힘들게 한다. 아마도 대출해 대리의 조상은 먼 나라 이웃나라에서 넘어온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되는 인사다.



달콤한 인생

단무지는 호텔방의 탁자에 앉아 있다. 창 너머 와이키키 해변의 정경이 펼쳐져 있다. 옥색 바다 그리고 열대 기후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이국에서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 준다. 한국의 해수욕장이었다면 엄청난 인파 속에 묻혀 바다 구경을 했을 터이지만, 하와이의 해변은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그러나 단무지의 마음은 전혀 여유롭지 못했다.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 단무지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탁자의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러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왜 이리 심장이 뛰는 것일까 좀처럼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그렇다!!! 단무지는 신혼여행 첫날밤을 보내고 있었다. 지금 사랑스런 정지연이 욕실에서 나오기 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시간이 멈춰 버린 것만 같았다. ‘인내는 쓰나 결과는 달다’는 말이 이럴 때도 쓰이는구나 하고 단무지는 생각하고 있었다. 허나 인내하다 늙어 죽어버릴 지경이었다. 단무지는 태초부터 현재까지의 기나긴 우주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정지연은 욕실에서 살림을 차려버린 것만 같았다. 단무지는 모든 호텔의 욕실을 다 없애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솔로몬의 여러 명언 중에 하나가 “이 또한 지나가리니”라 했던가 역시 솔로몬은 틀리지 않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이 다가왔다. 가운을 걸친 정지연이 ‘무지 씨 오래 기다렸지 사랑해’라고 속삭이며 단무지에게 다가오고 있다. 마른 침을 삼킨 단무지는 기절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정신력 하나만은 공자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단무지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을 버티고 서 있었다. 주변의 모든 사물이 사라지고 오직 젖은 머리의 정지연만이 단무지 앞에 서 있었다. 단무지는 손을 내밀어 정지연의 머리를 껴 안으려 하고 있었다. 순간 단무지의 몸이 흔들린다. 흔들림은 점차 심해진다. 그리고 누가 옆에서 단무지를 다급하게 불러댄다.



꿈은 사라지고

과장님~~~ 단 과장님!! 단무지는 눈을 떴다. 정말 깨어나기 싫은 꿈이었으나, 산통깨 대리가 단무지를 깨우고 있었다.



단무지 과장
: 아~~ 이 사람아 점심시간, 달디 단 꿀 단잠을 깨우고 그러나산통깨 대리
: 과장님! 지금 점심시간 10분이나 지났걸랑요.단무지 과장
: 험! 험! 쩝~~~ 그래 무슨 일이야산통깨 대리
: 부장님이 찾으세요. 빨리 부장님 방으로 오시래요단무지 과장
: 어~~ 그래 알았어. 고마워.

단무지는 급히 인자해 부장 방으로 들어섰다. 인 부장이 중앙 1인용 소파에 앉아 있었고, 좌측의 3인용 소파에는 냉정해 차장이 앉아 있었다. ‘어~ 단 과장, 이리로 앉지’ 하고 인자해 부장은 자신의 우측 3인용 소파를 손 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리고는 이내 ‘이번에 대출 시스템을 재개발 하려고 하는데, 알고 있나’ 하고 물었다. 인자해 부장 특유의 부산 사투리가 짙게 묻어 난 말투다. 인자해 부장은 부산 출신으로 큰 키에 머리가 마치 독수리의 머리 깃털만큼 남아 있어 별명이 대머리 독수리였다. 직원들을 많이 배려하였으며, 세부 일은 아래 팀장들에게 주로 위임하는 스타일이었다. 부서의 주요한 안건에 한해 팀장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정도였으며, 임원들 보고에 많은 신경을 썼다. 임원들 또한 인자해 부장을 신임하고 있었으며, 직원들 또한 인자해 부장을 많이 따르고 있었다.

인자해 부장의 질문에 단무지가 대답한다.



단무지 과장
: 네, 부장님. 얘기 들어 알고 있습니다.인자해 부장
: 지금 운용되고 있는 대출 시스템은 DB 설계가 잘못되어 있어. 시스템 성능에도 문제가 있고,
데이터 품질도 별로 좋지가 않아. 이제 이 시스템으로 버티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돼서 말이야
전면 재개발해야 할 것 같아.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꾸려갈 만한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냉 차장이 자네를 추천하더군.냉정해 차장
: 네, 부장님. 대출 시스템은 DB의 문제로 재개발하는 것인 만큼 이번엔 DBA가
프로젝트 PM을 맡는 것이 좋다고 판단됩니다. 특히나 단 과장은 DB 설계 능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DAP 자격증도 있고, 또한 SQL 튜닝 성능을 검증하는 SQLP 자격증도 갖고 있으니, DBA로서는 최곱니다.
단 과장을 이번 프로젝트 PM으로 투입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인자해 부장
: 어때, 단 과장 자네 프로젝트 한번 해 볼 텐가단무지 과장
: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부장님. 하지만 제가 프로젝트에 투입돼 본 경험이 없어서
그게 걱정입니다. DB 운영 및 유지보수 업무만 해 왔거든요.인자해 부장
: 그건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난 냉정해 차장을 믿네. 냉 차장이 실수한 것을 본적이 없어서 말이야.
하하하. 냉 차장이 이 정도로 강력히 추천한다면 자넨 잘 할 수 있을 거야. 한번 해봐~~~단무지 과장
: 네, 알겠습니다. 그럼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인 부장에게는 해 보겠다 이야기를 했으나, 프로젝트 경험이 없는 단무지는 걱정이 앞섰다. 첫 프로젝트부터 PM을 하라니 이게 어디 말이 되는 말인가 냉 차장이 도무지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드디어 냉정해 차장이 이성을 잃고 이상만 좆는 이상한 인간이 돼 버린 것만 같았다. 역시 세상에는 믿을 놈 하나 없다는 생각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단무지의 뇌리를 스친다. 냉정해 차장과 같이 인 부장 방을 나서며 단무지는 냉정해 차장에게 걱정을 살짝 내비쳤다.



단무지 과장
: 차장님, 프로젝트 PM은 DB를 다루는 기술만 갖고는 하기 힘든 일이잖습니까
범위, 일정관리, 인력관리 등의 프로젝트 사업관리 경험이 있어야 하는 일인데요냉정해 차장
: 하하. 잘 알고 있네. 그 정도 알면 충분히 해 낼 능력이 있어.
누구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프로젝트 PM을 했다던가 다 부딪쳐 가며 경험해 보는 거지.
그나저나 그 예전 ‘무데뽀’ 정신의 단무지는 어딜 가고 겁쟁이 단무지가 내 앞에 있는 건가 하하.단무지 과장
: (이거 확실하군. 냉 차장이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고 있군. 역시 내 짐작이 맞았어.)
아~~ 네 차장님, 부끄럽습니다. IT 분야라는 것이 알면 알수록 저의 무지함이 느껴지게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하려면 이제는 겁부터 나니 문제입니다.냉정해 차장
: 그 걱정하는 마음, 내가 잘 알지. 특히나 자네 같이 프로젝트 경험이 전무한 경우에는 더 걱정이 클 거야.
하지만 IT를 하면서 단위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이제 자네 같은 중간간부급 직원은 프로젝트 경험이 꼭 필요해.
점차 넓은 시야를 가져야지. 그래서 내가 일부러 자네를 추천한 거야.
내가 옆에서 코칭할 테니 너무 걱정 말고. 만약 자네가 사고를 치면 추천한 내가 구원투수로 투입될 거야. 하하.단무지 과장
: (이럴 때 보면 정상 같긴 하단 말야…) 하하. 네 고맙습니다, 차장님.

그리고 냉정해 차장은 말을 이어 나간다. 프로젝트는 단 기간에 많은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 따라서 내부 인력만으로 꾸려갈 수 없다. 특히나 내부 인력은 신 시스템이 개발 완료되어 운영 단계로 넘어가기 전까지 AS-IS(현재의 시스템)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따라서 진행 방식을 외주 인력이 주관하고, 우리 직원은 단무지, 개발자 1명, 현업 실무직원 1명, 이렇게 총 3명이 투입될 것이다. 우리 IT 직원의 역할은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역할이다. 외주 프로젝트 인력은 프로젝트 경험은 많아도 내부 상황을 잘 알지 못하기에 단무지의 역할은 내부 시스템 관리자와 인터페이스 역할이 주가 된다. 그리고 현업 담당자의 역할은 명확한 요구사항을 내고, 테스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 기간은 7개월이며, 외부 개발자는 15명이 투입될 것이다.



냉정해 차장
: 아참! 그리고 말이야, 프로젝트 사업관리를 하려면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자격증 공부를 하면 큰 도움이 될 거야. 각종 교육기관에서 교육이 있으니,
찾아보고 한번 다녀오는 것이 좋을 거야.단무지 과장
: 네 차장님. 한번 찾아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단무지만의 프로젝트 준비

단무지는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처음 맡아보는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 한 가득 들어 있는 것이 머리에 바벨을 두 개쯤 이고 있는 것 같았다. 재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뒤섞인 묘한 감정이다. 그렇다고 걱정만 해서는 머리 위의 바벨이 없어 질 리는 만무하다. 이대로는 아무런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고 판단한 단무지는 나름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까지 본인이 해야 할 계획을 세웠다.

첫째 AS-IS 분석
이를 위해서는 대출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 팀과 미팅을 신청하였다.

둘째 AS-IS 문제점 파악
DB 설계에 문제가 있다 하였으니, ERD 분석이 필수적이라 생각했다.

셋째, TO-BE 시스템(내가 원하는 시스템) 계획
AS-IS 문제점이 나타나면 이를 수정하기 위한 나름의 시스템과 DB 모습을 구상한다.

넷째,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PMP 능력배양
PMP 교육기관을 알아보고 냉정해 차장이 추천한 PMP 교육도 알아보고 신청하였다.

계획을 세우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조망간 TF팀이 꾸려질 것이고, 단무지 본인은 그 팀의 팀장으로 발령 날 것이다. 따라서 현재 맡고 있는 D.A팀의 후임자를 물색해야 할 것이다. 단무지는 7개월 후 다시 D.A팀으로 복귀직무 대행으로 발령 내 줄 것을 인 부장에게 요청하고 승인을 받았다.

단무지는 현재 과장 2년차이며, D.A팀의 팀장이다. 차장이 팀장 역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으나, 단무지는 DBA로서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냉정해 차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올해부터 D.A팀을 맡고 있다. 냉정해 차장은 바늘로 찔러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사람이며, 물샐 틈 없는 업무 관리로 유명하다. 그뿐이랴, 냉 차장이 맡고 있는 팀에서는 팀원의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아 팀원들은 항상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단무지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이러듯 까칠한 냉 차장이 자신에게만은 한없이 부드러운 직장 선배라는 것이다. 아마도 냉 차장은 변태인 것이 틀림없다고 단무지는 생각했다. 이상한 것이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그 까칠하기로 유명한 냉정해 차장을 팀원들이 믿고 따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냉 차장 팀원들까지도 변태인 게 분명하다고 단무지는 생각했다. 아니 냉 차장의 변태 기질이 팀원들에게 전염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진 단무지의 사랑

단무지는 퇴근 무렵 책상에 앉아 있다. 정지연만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정지연은 단무지가 과장으로 막 승진할 무렵 멀리 유럽으로 떠나 갔다. 당시 단무지와 정지연은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는 세상에서 하루하루 살고 있었다. 단무지는 정지연만 있으면 그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버려도 좋을 만큼 사랑하고 있었으며, 정지연 또한 단무지 이외의 다른 남자는 꿈도 꾸지 않았었다. 하지만 정지연 아버지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치료를 위해 유럽으로 떠나 버렸다. 정지연은 떠나기 전, 단무지에게 조금만 기다리라 이야기하였다. 아버지 간병은 어머니가 있으니, 본인은 자리 잡히는 것만 보고는 머잖아 돌아오리라 약속했었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1년 가량 더 머물러야 한다는 미안한 마음을 이메일을 통해 전달하였으며, 그로부터 1년 후 본인은 장기간 아버지 옆에 있어야 할 것 같다며, 본인도 그곳에서 새로이 공부를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그리고 단무지에게 자신을 잊어도 사랑하는 연인을 탓하지 않겠노라. 하지만 정지연은 단무지를 잊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1년 전이었다.

아~~~ 이 무슨 황당한 신파란 말인가 단무지는 정지연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에 부치고 버거웠다. 그러한 나날들이 벌써 2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단무지는 이제 정지연이 옆에 없는 날들에 길들여져 있었다. 이제 정지연은 가끔 한가한 시간에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 사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허전함은 메울 길이 없었다. (다음 회에 계속)













출처 :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제공 : DB포탈사이트 DBgu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