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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가능성 높여주는 전문가 클라우드 시대를 열겠다” - 하용호 XYZ벤처파트너스 대표

DATA 인터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19-12-31 00:00
조회
6172


데이터인 인터뷰: 하용호 XYZ벤처파트너스 대표

“성공 가능성 높여주는 전문가 클라우드 시대를 열겠다”

하용호 씨는 데이터 분석가들 사이에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SKT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활동하다가 지난 2015년 5월, 넘버웍스라는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넘버웍스는 설립 1년 후인 2016년 5월, 카카오에 인수됐다. 그가 카카오와 계약한 3년을 채우고 새로운 회사인, ‘XYZ벤처파트너스’를 설립·독립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로의 한 카페에서 하용호 전 대표를 만나 근황을 들었다.
인터뷰: 박세영(글봄크리에이티브, sypark@mustree.com)


하용호 XYZ벤처파트너스 공동대표(제공: XYZ벤처파트너스)
△ 하용호 XYZ벤처파트너스 공동대표(제공: XYZ벤처파트너스)

목마름

카카오에서의 보낸 3년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아시다시피 카카오는 다루고 있는 사업 분야가 다양하다. 나는 커머스, 게임, 카카오톡, 광고, 메시징 여러 분야를 돌아다니며 (기존 상품의) 매출을 올리거나 또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일을 하였다. 다양한 필드에서 다시 한번 스스로를 갈고 닦는 시기였다. 어렵기도 했지만 성장의 기회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성과를 냈고, 직위도 올라갔다. 하지만 조금씩 목마름이 다시 생겨났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새롭고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여 창의적인 해결책을 내는 것이다. 카카오에서 좋은 문제를 많이 만날 수 있었지만, 그곳은 이미 규모가 컸다. 일 하나의 스케일이 너무 크다 보니 여러 부서와 협업해야 했다.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1년 동안 만날 수 있는 문제 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카카오에서 일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지만, 좀 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삶을 채울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카카오와 계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신용카드사와 다른 IT 회사들로부터 매우 파격적인 조건의 입사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고사했다. 이제까지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는 삶을 충분히 살았으니, 앞으로는 조금 더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와 기술을 연결시켜주는 교과서를 쓰고 싶다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고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간 내가 쌓아왔던 경험들은 나름 독특하다. 엔지니어로부터 시작해서 비즈니스 분석가가 되었고, 창업을 하고 엑시트를 하였다. 작은 회사부터 큰 회사까지 다양한 비즈니스를 접하여 해결해 나갔다. 이런 여정에서 내가 얻은 깨달음들을 잘 정리하면, 특히 데이터와 관련해, 비즈니스와 기술을 만나게 하는 일반론을 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은 여정을 밟아온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여러 사람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그래서 설정한 나의 다음 목표는 지금부터 2~3년 뒤에 나만이 쓸 수 있는 좋은 교과서를 내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경험을 잘 정리하고 일반화하여 공유하고 싶다. 기존에도 내 지식을 공유하는 일들은 그치지 않고 해왔다. ‘세바시’ TV 프로그램에 나가기도 하고, 그외 대중강연도 많이 했다. ‘스타트업은 데이터를 어떻게 봐야 하나요?’, ‘발표의 정석’ 등 많은 슬라이드들을 통해 지식을 공유했다. 하지만 이제는 산발적인 것들보다 좀 더 응집력 있고, 내 경험들을 더 단단하게 모은 결정체를 만들어내고 싶다. 내 경험을 더 대중화한 지식으로 정리하고 싶어졌다.


2014년 6월, ‘세바시’에 출연했던 장면 (영상 출처: 세바시 유튜브)
△ 2014년 6월, ‘세바시’에 출연했던 장면 (영상 출처: 세바시 유튜브)


전문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XYZ 벤처 파트너스’

다만 교과서를 쓰려고 생각하다 보니, 이미 경험했던 것보다 더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났다.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 더 많은 회사들과 만나고, 그들과 함께 더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 보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이 즈음 나와 같은 이상을 이미 가진 훌륭한 공동창업자를 만나게 되었다. 둘이 의기투합하여 ‘회사들의 문제를 전문으로 풀어주는 업체’를 만들었다.

이름은 ‘XYZ벤처파트너스’다. 투자회사 느낌이 난다고 하는데, 비슷하지만 살짝 다르다. VC들은 보통 금융자본(Financial capital)을 투자한다. VC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회사들은 본인들의 문제를 푸는 데 이 돈을 사용한다. 보통은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여 문제를 풀려 한다. 하지만 실제로 고용은 쉽지 않다. 그들의 문제를 최고로 잘 풀어줄 수 있는 업계 톱티어들을 풀타임으로 고용하려면 최소 인당 몇 억씩 든다. 이 전문가들이 며칠에서 몇 주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을 일반 스타트업에서는 몇 달씩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XYZ는 이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투자한다. XYZ는 내부 인력과 더불어 파트너 인력들과 집중협업으로 고객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나간다. 파트너 인력들 또한 업계의 톱티어들이다.

데이터 전문가, 재무 전문가, 브랜드 전문가, 디자이너, HR 전문가 등의 멤버들이 문제를 함께 푼다. 조언이 아니라 함께 수행한다. 주어진 문제를 가장 잘 풀 수 있는 인력으로 파티를 짜서 빠르게 해결하고 클라이언트의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게 된다.


‘벤처스튜디오 모델로 접근하겠다’

이러한 모델을 외국에는 ‘벤처스튜디오’라고 한다. 현재로선 한국에서는 다소 낯선 개념이다. 모두가 프리랜서가 된다는 긱이코노미(gig economy)를 톱티어 인력시장에 적용한 벤처스튜디오 모델을 한국에 적용해보고 싶었다. 다행히 클라이언트는 많이 모이고 있다. 알고 지내던 VC들이 이미 자신들이 투자했고 약간만 터칭해 주면 빠르게 성장 가능한 여러 회사들을 소개해 주었다. XYZ는 씨를 많이 뿌려야 하는 투자사와 달리, 몇 개의 회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함께 일하는 시스템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수의 회사를 선정해 같이 일하고 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삶을 채우는 것이 지금의 목표

카카오와 계약 종료 시점에 매력적인 입사 제안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것은 나만의 기준을 세웠기 때문이다. 푸는 데 몇 년씩 걸리는 대규모 문제도 의미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의미는 충분히 좇았으니, 이제는 재미도 추구하고 싶다. 앞서 소개했지만, 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부딪쳐가면서 빠르게 풀어내는 것들을 좋아하고 잘한다. 그래서 좋은 제안 대신에 문제들을 잔뜩 풀 수 있는 지금의 회사 창업을 선택했다. 당연히 문제를 푼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고 고생스럽다. 하지만 이것으로 채워진 내 삶은 지금 매우 재미있다. (끝)


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제공 : 데이터 전문가 지식포털 DBgu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