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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말고 마케터로 ‘데이터 리터러시’ 해야할 때” - 박진아 에이블런 대표

DATA 인터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21-07-21 17:36
조회
3001

데이터인 인터뷰: 박진아 에이블런 대표

“개발자 말고 마케터로 ‘데이터 리터러시’ 해야할 때”


박진아 에이블런 대표
△ 박진아 에이블런 대표
비전문가를 위한 데이터 활용교육 전문기업 에이블런에서, SW비전공자로서 데이터 분석과정에서 꼭 해야할 역량과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전달합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혹자는 광고 성과를 분석하는데 데이터를 사용한다고 할 것이고, 혹자는 웹사이트 유입분석을 위해 GA(Google Analytics)를 뜯어봐야 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바야흐로 마케터라면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듣게 되는 시대다. 파이썬 정도는 교양으로 배워야할 것 같다. 물론 직접 업무를 하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체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나도 데이터 분석이나 해볼까?" 하고 호기롭게 교육을 신청하고, 툴을 배웠다가 말 그대로 그냥 데이터를 정말 '보기만 하고' 끝났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데이터라는 것을 한 번쯤은 꼭 써봐야할 것 같은데, 번번이 실패하고 항상 어려웠던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데이터를 사용했느냐 안했느냐의 여부가 아니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데이터 목표 설정을 위한 비즈니스 핵심가치 파악하기

데이터 활용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돈이 되어야한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데이터에 쏟아붓는 시간만큼 돈과 효율이 따라와야 한다. 그러니 무작정 달려들어서 어떤 툴을 배울지, 무슨 데이터를 볼지 보다는 가장 먼저 목표와 방향을 점검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번째는,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부터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개선하거나 영향을 주고 싶은 현업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즉 핵심성과지표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현업의 KPI가 무엇인가? 조직마다 다르겠지만 "현재 하시는 업무의 목표가 뭔가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많이 팔아야죠“,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가입시켜야죠.”, “시장 1등 기업이 되야죠“ 등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라는 것은 실제로 그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을 통해 궁극적인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좀 더 가깝다.

마케팅이든 브랜드든 마케터의 활동을 통해 무엇을 알리고 싶은가? 어떤 이미지가 되기를 원하는가? 예를 들면, 쿠팡이 오늘날 수십조 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 스스로가 쿠팡을 많이 이용하는 이유와 같을 것이다. 나의 경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이트와 비교해서 가장 값이 싼 것 같기도 하고, 또 멤버십 회원으로서 로켓배송이라는 아주 빠르고 편한 배송 서비스가 있기에 자주 이용하게 된다. 내가 쿠팡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이러한 가치를 강하게 느끼고 있다면, 쿠팡의 서비스 전략 중 최우선 가치는 아마도 ‘최저가: 어떤 온라인 사이트보다 가격을 최저가로 맞춘다’, 혹은 ‘편의성: 고객에게 불편한 모든 것들을 제거한다 혹은 개선한다’같은 것들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탐색하기

비즈니스 핵심 가치에 대해 제대로 파악했다면 두 번째로 할 것은 이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데이터로 해결할 것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즉, 데이터로 볼 수 있는 것, 데이터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탐색하는 단계다. 앞서 말했듯이 마케팅이든 비즈니스든 데이터를 업무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은 학문탐구의 목적이 아닌 이상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혹은 좀 더 나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여야 한다. 이것이 가능한 영역이 본인의 업무에서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시 쿠팡의 예를 들어보자. 쿠팡 비즈니스의 핵심가치가 고객에게 불편한 모든 것들을 개선하는 ‘편의성’이라고 한다면, 이 가치 전달을 위해 우리는 고객에게 불편한 모든 것을 제거하거나 개선해야 한다는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 미션을 위해 데이터로 무엇을 볼 것인가? 볼 만한 지표가 수 백가지는 더 있겠지만, 예를 들면 고객이 쿠팡 APP에 접속해서 물건을 구매하기 까지의 경로와 이동에 대한 데이터 지표들을 들 수 있다. 자세하게는 체류시간, 페이지 전환 수 같은 것들이다. 특히 구매전환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오랫동안 정체되는 구간이 있는지, 버튼 하나를 눌리기까지 고객들이 어떤 지점을 클릭하는지 같은 다양한 고객행동지표들을 유심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용하기 쉽고, 또 그만큼 간편한다면 굳이 여러 번 페이지를 왔다갔다하거나 한 페이지에 오래 머무를 시간 등이 비교적 적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기반 목표 수립하기

우리 비즈니스의 궁극적인 목표를 확인하고, 해당 목표에 따라 나의 업무에서 무엇을 봐야할지를 결정했다면 마지막으로 점검해야할 부분은 데이터 기반의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즉, 데이터로 무엇을 보는 것은 좋은데 어떤 기준으로 볼 것이고,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데이터 가운데 목표 달성수준을 어떻게 체크할 것인지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다시 쿠팡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만약 쿠팡의 한 마케터가 멋진 광고 혹은 잘 설계된 랜딩페이지를 통해 고객의 구매전환을 극적으로 늘리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구매전환을 어느정도 수준으로 달성해야 ‘성공’했다고 볼 것인가? 평균 값 대비 O%라면, 그 평균이라는 것은 어제를 기준으로 보아야하는가, 지난달을 기준으로 볼 것인가, 지난 3개월의 평균을 기준으로 볼 것인가? 산술평균만을 볼 것인가, 최대값을 볼 것인가? 단순히 구매전환이라서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회원가입이 필요한 서비스의 페이지로 사람들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라면 회원전환 비율이든 신규방문자비율이든 어떠한 지표를 어떤 기준으로 볼 것인지 마케터는 성과측정을 위해 정량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이러한 목표를 수립하는 것은 사실 정량적인 측정기준도 많지 않았고 일부 팀장이나 의사결정권자의 ‘직관’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모든 거래와 커뮤니케이션이 급격하게 비대면·온라인화되면서 점점 더 많은 것들이 ‘데이터’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데이터가 많아지는 만큼 이것을 측정하거나 볼 수 있는 도구들도 정교해지고 전문화되었다. 즉 점점 더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기술들이 고도화 되면서, ‘직관’이나 어쩌면 개인의 ‘취향’에 의존했던 많은 업무들이 점차 표준화되고 검증된 ‘기준’을 필요로 하고 있다. 어떤 마케팅을 했을 때 성공의 기준이라 불리는 목표를 수립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제는 하나의 홍보물을 만들어도, 이미지 하나 소재 하나하나가 A/B테스트라는 것을 통해서 무엇이 더 좋고 나쁜지, 무엇이 더 호응을 유도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평가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마케터가 데이터라는 것에 필연적으로 가까워져야 하는 이유다.


가장 중요한 핵심데이터 지표 설정하기

사실 ‘성공의 기준’에 대한 정량적인 근거를 데이터로 정하는 것 외에도 여전히 많은 조직들은 명확한 목표의 기준 지표 자체를 잡는 것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핵심지표는 워낙 중요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혹자는 OKR 방법론에서 말하는 One Metric That Matters(OMTM) 즉, 핵심 지표라고 한다. 누군가는 명확한 핵심 지표는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안내해주는 북극성과 같다고해서 북극성 지표라고도 한다. 북극성지표는 그로스 해킹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Sean Ellis이 일컫은 말로 “북극성 지표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통해 얻게 되는 핵심가치를 정확하게 대변하는 지표이다.”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보통 비즈니스에서 핵심지표가 무엇인가요? 어떤 지표가 가장 중요한가요? 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출’이나 ‘회원수’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핵심지표를 이렇게 간단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핵심지표라는 것은 앞서 이야기한 기업의 궁극적인 핵심가치를 반영하면서도, 현재 단계의 우리 서비스의 핵심지표를 잘 선정해서 반영해야하기 떄문이다. 이해를 위해 예를 들어보자.

왓츠앱(What's app)은 글로벌 메신저 프로그램이고, 대한민국의 카카오톡만큼 외국에서 많이 쓰이는 스마트폰 전용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2009년 개발되어, 2016년을 기점으로 이미 월 활동 유저수가 10억명이 넘어갈 정도로 세계 각 국의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럼 이 왓츠앱의 북극성 지표는 무엇일까? 메신저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흔히 생각했을 때 채팅이라고 하면,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이 회원가입자수가 아닐까한다. 그런데 당시 왓츠앱의 임직원은 핵심지표를 ‘총 메시지수’라고 설정한다. 당시 왓츠앱의 핵심가치가 ‘고객이 무료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경험’이였기 때문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회원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무료로 메시지를 보내는 경험에 얼마나 열광하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서비스의 존재이유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치에 따라 핵심지표 역시, 얼마나 많은 메시지수가 누적되는지가 우리 서비스가 우리가 설정한 가치대로 잘 운영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정한 것이었다.

에어비앤비 역시 마찬가지다. 시가총액만 수십조원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유니콘기업인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게스트간의 숙박공간을 중개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그리고 보통 이런 공유플랫폼 사이트의 경우 내세우는 비즈니스 성과 지표로 ‘등록된 업체 수’나 ‘총 매출액’, 혹은 ‘회원가입자수’를 다룬다. 하지만 에어비앤비가 보는 핵심지표가 있다면 무엇이 다를까? 숙박업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을 가입시키는 것보다 에어비앤비의 관심사는 실제로 이렇게 유입한 공급자와 수요자가 이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활발하게 거래를 진행하는 것일지가 궁금하였다. 따라서 에어비앤비는 북극성지표를 ‘총 숙박예약수’로 설정하였다. 이것이 바로 단순히 나의 업무만 가지고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것 보다는 궁극적인 비즈니스의 핵심가치를 파악하고 데이터의 방향성을 결정해야하는 이유일 것이다.


‘마케터’로서 데이터 리터러시하기

이렇게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과 목표를 잡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어떻게 데이터를 모을 것인가?’, ‘어떤 도구로 데이터를 볼 것인가?’를 정하는 단계다. 감사하게도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좋은 도구와 개발자는 아주 많다. 내가 굳이 웹크롤링 과정을 몇 백만원씩 주고 몇 십주 이상의 시간을 들여 일일이 배우지 않아도 단 몇 만원이면 프리랜서 개발자와 SW를 통해 데이터를 구할 수 있는 시대다. 내가 스스로 개발자처럼 모든 기능과 스킬을 구현하는 것이 마케팅을 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사실 이 단계부터는 내가 설정한 방향과 내용에 맞게 제대로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진정한 마케터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마케팅은 정답이 없다. 잠재 소비자를 일일히 만날 수도 없는 일이고, 완벽하게 전략을 세워도 결과를 100% 확신하기도 어렵다. 잠재 소비자를 일일히 만나기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분야보다도 추측과 예상이 난무한다 고로 우리는 오늘부터라도 응당 '데이터' 해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케터로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 무엇일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하겠다.


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제공 : 데이터 온에어 Dataonai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