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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모델링과 인덱스 실력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NewSQL 전도사, 이은철 (하)

DATA 인터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18-05-03 00:00
조회
2071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NewSQL 전도사, 이은철 (하)

“데이터 모델링과 인덱스 실력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 선수나 비즈니스나 도전의 연속인 것은 마찬가지
- 소년/소녀 가장 돕는 복지재단 만들고 싶어
- 1970년대부터 프로그램에 눈뜬 개발자 1세대의 사격선수
- 올림픽 우승을 계기로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의미에 눈 뜨다
- 추락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곧 공든 탑을 쌓을 수 있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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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철 클러스트릭스(Clustrix) 아태지역 대표


우리는 ‘자신의 재능과 장점을 찾아서 살라’는 말을 자주하고 듣는다. 그만큼 자신의 재능과 장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나도 찾기 어려운데 운동과 IT 영역에서 재능을 발굴해 눈에 띌 만한 실적을 달성한 주인공인 있다면 그는 분명 복 받은 이가 아닐까. 그 주인공은 이은철 클러스트릭스(Clustrix) 아태지역 대표다. 이 대표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50m 소총 복사 종목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이자 글로벌 IT 기업의 지사장으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대표는 리얼타임 운영체제(RTOS) 전문업체 ‘윈드리버’ 입사를 시작으로 IT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100억 원 매출을 돌파했던 IT 벤처기업도 설립/운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 시스템 공급업체인 트레저데이터(Treasure Data) 한국 지사장을 거쳐 지난해(2017년) 4월부터 클러스트릭스(ClustrixDB)라는 NewSQL 공급업체 아태지역 대표로 일하고 있다. 이은철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데이터와 국가대표 선수 출신 IT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박세영(글봄크리에이티브 대표, sypark@mustree.com)


이 대표는 하드웨어 레벨부터 IT에 대해 공부했고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일한 경험 때문인지 DB와 데이터 분석 비즈니스를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몸담고 있는 클러스트릭스DB(Clustrix DB)는 지난해(2017년) 4월에 합류했다. 클러스트릭스DB는 전통적인 SQL DB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배치 처리할 수 있는 OLTP(Online Transaction Processing) 분석에 특화한 제품이다.

이 대표는 “작게 시작했을 때는 흔히 사용하는 MySQL 등 오픈소스 DB를 사용하다가 1000만 건 이상 또는 억대의 데이터를 처리할 때는 오라클 등 상용 DB로 옮겨가게 되지요. 이런 상용 RDB 환경도 확장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마스터 서버가 나머지 분산 서버를 제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마스터 서버가 나머지 서버를 제어하는 환경에서 마스터 서버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실시간 복구가 어렵습니다” 하고 말한다.


NewSQL은 탄탄한 모델링을 원한다

클러스트릭스DB는 MySQL 쿼리 호환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전체를 제어하던 마스터 서버 개념에서 탈피한 제품이다. 마스터 서버가 없고 모든 서버가 동일한 매핑 구조로 돼 있어서 상용 DBMS에서 쉽지 않았던 대용량 데이터 관리와 처리에 유리하다.

데이터 저장 시점부터 최적의 노드를 지정/저장하는 구조다. 테이블을 쪼개서 분리할 때만 매핑 구조가 업데이트된다. 평상시 데이터를 저장할 때는 매핑 정보는 업데이트되지 않는다. 저장은 각각의 노드에서 이뤄진다. 이 아키텍처의 특성 때문에 노드끼리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는 네트워크 병목 현상이 이슈가 될 수 있다.

“클러스트릭스DB 같은 NewSQL에서는 데이터 모델링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돼요. 데이터 모델링은 소규모 환경에서는 별 중요한 요소로 대두하지 않죠. 하지만 여러 DB 서버에 분산된다면 잘된 모델링과 잘못된 모델링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체계적인 인덱스 정책을 적용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는 조건도 따르고요. 보통 DB 인덱스는 수학적이지 않아서 개발자들이 헷갈려 하죠. DBA 등 해당 시스템의 모델링을 이해한 담당자가 전체 쿼리를 이해한 후 인덱스 정책을 펼치면 병렬 처리를 통한 최고의 시스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의 SQL 실력과 업무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결합된 아날로그적인 접근이 요즘 RDB 영역의 이슈라고 한다. 그래서 기존 SQL과 구분하기 위해 클러스트릭스DB 같은 제품을 요즘에는 NewSQL로 부르기도 한다.

“미국 match.com의 Twoo 앱은 1억 8000만 명의 회원을 가진 앱인데 NoSQL이 아닌 RDB를 쓰고 있어요. 국내의 경우 이런 환경이라면 NoSQL을 고려하는 거 같더라고요. NoSQL로 구축했을 때는 RDB에서는 쉽게 도출해 낼 수 있는 것마저 찾아내기가 어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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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데이터 환경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데이터 전문가들의 실력

NewSQL 공급업체의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비즈니스 대표로 일하는 그는 DB를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DB에 대해 대학에서 공부한 것을 빼고는 상식(common sense)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렇더라도 개발자와 DBA, 데이터 모델러, 데이터 아키텍트가 하는 업무를 꼼꼼하게 이해하고 고객과 만나야 하죠.” 함께 일하는 직원을 뽑을 때도 데이터를 둘러싼 전반적인 사항을 이해하고 접근했다.

“많은 인력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함께 일할 멤버의 장점을 최대한 찾으려 했지요. 클러스트릭스 아태지역 대표로 일하면서는 분산 DB 환경에서 장애가 나면 바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데이터 모델링을 하면서 SQL 쿼리 튜닝이 가능한 사람을 찾았는데 결국은 나타나더군요.”

클러스트릭스 코리아의 조현기 부장이 바로 그 주인공. 데이터 컨설팅사에서 튜너로 활동하면서 데이터 모델링 실력까지 갖춘 전문가다.

잘 설계된 클러스트릭스DB는 1억 5000만 건수의 주문현황정보를 집계할 때 5대의 8코어 서버에서 47초면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을 때는 최악의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DB를 관리하던 DBA들을 대상으로 NewSQL 환경의 특징에 대해 교육을 펼치고 있다.

“(클럭스트릭스DB의) 특성이 강하다 보니 2~3년 정도를 밭을 일구는 기간으로 보고 있어요. 클러스트릭스 제품을 도입할 때 어떤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차원에서 데이터 모델링 교육을 펼치고 있죠. 데이터가 늘어나는 환경에 미리 대비하려면, 분산형 DB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요. 뒤죽박죽인 스파게티 SQL로 이뤄진 시스템은 업그레이드 시 또는 해당 직원이 떠나가면 시스템의 체력을 깎아 먹는 소모성 질환을 앓는 시스템으로 변모하게 합니다. 따라서 클러스트릭스DB를 공급하면서 DB 측면에서 시스템 체질 개선까지 동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


열정 DNA가 있는 사람들

이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해외 생활을 했고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다 보니 한국 사람들만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자주 듣는 얘기지만 한국 사람들은 열정이 많습니다. 기준이 제대로 정립된 상태에서 열정은 폭발적인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하지만 기준 없이 뭔가를 빨리 도출해내는 데에 급급하면 열정이라는 에너지가 오히려 장벽이 될 수도 있어요. 이런 태도는 당장 뭘 해내기에는 좋지만 뭔가를 차곡 기업에서 일할 때, 그들은 시간이 더 들어가더라도 철저하게 조사/분석하고 설계한 후 CTO가 검증한 후에 코드를 내보내고 있었어요. 얼마나 빨리 개발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정작 그들이 중요하게 보는 점은 따로 있었어요. 개발 코드 몇 라인이 커미트됐는지를 기준으로 개발자의 성과를 평가했어요. 그러다 보니 기초가 분명하게 정립된 개발자들은 굉장한 속도를 내더라고요.”


테크니컬 마케팅 분야로 간 까닭

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천재 개발자들을 많이 봤다. 사격 선수로 활동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사격 재능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개발 실력은 사격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소위 그루로 통할 정도로 뛰어난 개발자들은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연관 부서와 협력 체계가 구축된, 즉 1.0버전의 기능이 확정된 다음에야 쑥 하고 나타났다. 그런 천재 개발자들은 보통 개발자들이 2개월 아니, 2년에 걸쳐 개발할 것을 2주 만에 개발 완료하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그 자신의 개발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사격 실력을 타고났듯이 그들 또한 개발 실력을 타고난 거죠. 내가 이 영역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고 찾다 보니 기술 마케팅 쪽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어요. 사람들과 마주하는 기술 마케팅에서 뭔가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끝맺음을 잘하는 방법

이 대표는 글로벌 IT사의 지사장 후보로 늘 거론된다. 그 비결에 대해 이 대표는 몸담고 있던 회사와 결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가 일할 때 쌓아 둔 것을 새로운 사람이 와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비결 아닌 비결이 아닌가 합니다. 이걸 제대로 했더니 이전 회사에 투자했던 VC(벤처 투자가)들이 새로운 건이 있을 때 제게 미리 연락을 해주더군요.” 덕분에 국내 헤드헌터가 아닌 미국 현지 VC의 추천으로 글로벌 벤더로부터 지속해서 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2001년 첫 직장이었던 위드리버에 들어갔을 때, 운동했던 경험을 버리고 빨리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닷컴 버블이 꺼져가던 시기라서 들어갈 때 2000명이었던 직원이 얼마 안 가서 800명으로 줄어들었다. 1년 정도를 다니다 그 회사를 나왔다. 그때 운동선수 생활을 했을 때 소속사였던 KT에 남았더라면 평생직장이 됐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던 차에 아이피인퓨전이라는 회사와 인연을 맺으며 새로운 길이 열렸다.

“전 세계 매출의 1/3을 제가 채우면서 1년에 몇 억원의 연봉을 받아 돈도 좀 벌었지요. 이를 계기로 VC(Venture Capitalist)들의 소개로 여러 곳으로부터 동업 제의도 받았고요.”

1992년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처럼 높이 올라간 것 같았다. 그때 밑천으로 ‘실리콘밸리테크’라는 회사를 설립해 연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워냈다. 급하게 성장한 후유증으로 회사가 어려워졌다. 다시 일어서야 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이런 일은 수도 없이 만나게 되죠. 올림픽에 다섯 번 참가할 때마다 겪어야 했던 그런 느낌이었어요. 제가 목표만 강조했더라면 다시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목표로 가는 과정의 의미를 알고부터는 제 마음을 예전보다 잘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국가 대표 선발전부터 올림픽 본선에 이르기까지 대회마다 선수로서 느껴야 하는 압박감은 비즈니스에서 겪는 압박감 이상이라고 기억한다. 그래서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들에 대해 이 대표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운동과 사업에서 성공의 달콤함과 실패의 쓴맛도 보았어요. 어려움에 봉착해 제가 힘들어할 때 마저도 사람들은 ‘뭔가를 해낸 사람’이라고 보더군요. 세상은 긍정적인 사람이 훨씬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대표는 운동이든 비즈니스든 전체의 75%는 노력을 쏟아야 할 기간이라는 생각한다. 나머지 25%는 75% 덕분에 누리는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기간이라고 여긴다. 직접 마주했을 때는 힘이 들지라도 지나고 나면, 당연히 겪어야 할 과정이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래서 그는 ‘큰 그림, 즉 원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자신을 흔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나를 흔들어 대는 작은 것들은 얼마든지 만날 겁니다. 그때마다 금메달 리스트들처럼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보세요.


꿈이 있는 사람

이 대표의 바람은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저는 남을 도와주는 걸 좋아해요.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복지재단을 설립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 힘으로 설립하고 싶어요. 그곳까지 가는 길이 참 좋을 거 같아요.”

이 대표는 금메달을 딴 후 새로운 목표를 찾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2000년 선수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때, 새 목표를 찾았기에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었어요. 어려운 환경의 소년/소녀 가장의 학비를 돕는 복지재단을 만들고 싶은 목표가 생기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더 열심히 하고 싶었습니다. 이걸 깨닫고 목표를 찾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어요. 1992년 금메달을 따고 나서 2000년에 가서야 알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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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유산

소년/소녀 가장은 그냥 돈을 지원하면 오히려 그들을 병들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큰 도움은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작으나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게 뭘까? 하고 생각하다가 소년/소녀 가장의 학비를 돕는 것을 생각해 내기에 이르렀다.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가족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은 제대로 쓰이면 사회적으로 큰 일꾼이 될 수 있어요. 이들이 가장 어려운 시기는 대학에 들어갔을 때이죠. 그들 중 뛰어난 일부는 학자금을 지원받으면서 대학을 마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포기하거나 엉뚱한 길로 빠질 수 있습니다. 위험한 시기라는 말이죠. 그들이 어려움을 참고 자신만의 일을 할 수 있다면, 한 가족이 일어서게 될 겁니다. 그 힘은 자식들, 그리고 자식의 자식에게 유산이 되고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유산이 되지 않을까요.”

이대표는 한 섬의 원주민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섬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원주민은 무언가를 계속해서 집어서 바다 멀리 던지고 있었다. 그것은 파도에 밀려 햇볕에 말라 죽어 가는 불가사리였다. 보는 이가 ‘이 많은 불가사리를 다 살려낼 수 없지 않은가?’ 하고 질문했다. ‘다 살릴 수 없어도 적어도 내 손에 있는 이 불가사리는 살려낼 수 있지 않냐?’ 하고 답했다.

“소년/소녀 가장들은 그 불가사리를 살리는 원주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원주민은 파도에 밀려온 불가사리를 사람으로, 자기 가족으로 봤을지도 모릅니다. 욕심을 갖고 접근하는 것보다 돕겠다는 마음으로 가면, 고객들도 알아 보더라고요. 밭을 일구는 중간 과정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면 분명 수확의 기쁨을 맛보리라고 봅니다. 그 과정을 늘 생각합니다.” (끝)


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제공 : 데이터 온에어 Dataonai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