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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전문가는 가치 엔터티를 발견해 연결해주는 사람 - 고영혁 Arm 트레저데이터 한국 총괄 (하)

DATA 인터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19-11-01 00:00
조회
1132


데이터인 인터뷰: 고영혁 Arm 트레저데이터 한국 총괄 (하)

데이터 전문가는 가치 엔터티를 발견해 연결해주는 사람

고영혁 Arm 트레저데이터 한국 총괄은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 게임사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활동했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경제학, 응용통계학을 전공했고 대기업과 SW 벤처기업에서 데이터 분석 실무 경험이 있어서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데이터 전문가로 통한다. 고 총괄은 머신러닝 시대에는 좋은 데이터 확보가 문제 해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좋은 데이터 확보를 위한 데이터 설계뿐 아니라 기존 비즈니스에서도 좋은 데이터 확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 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외국계 기업의 한국 총괄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스타트업 대상의 데이터 컨설팅 활동을 하는 고 총괄을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이른 아침에 만났다.
인터뷰: 박세영(글봄크리에이티브, sypark@mustree.com)

상편에서 소개했듯이 원래 내 전공은 전자공학이었다. 서울대를 4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 자퇴했다. 원했던 컴퓨터공학이 아니어서 방황하다가 내린 결정이었다. 다시 입학 시험을 치러 연세대에서 경영학?경제학?응용통계학을 함께 공부했다. 전공 3개를 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다 보니까 재미있어서 3개를 모두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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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혁(Arm트레저데이터 한국 총괄)


전자공학, 경영·경제·응용통계를 거쳐 인지과학 공부

그때부터 데이터를 좋아했던 거 같다. 학교를 두 번 다니다 보니 나이도 무시할 수 없어서 2학년 때부터 진로에 대해 여러 가지로 탐색과 고민을 했다. 뭔가 공부를 더 하긴 해야 할 것 같은데, 뻔한 루트는 잘 안 맞는 것 같아서 지도교수님을 비롯 여러 교수님들과도 많이 얘기를 나누어 보았으나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일을 하면서 추후 필요한 공부를 찾는 것이 맞겠다 싶어서 좋아했던 게임 분야이면서 여러가지 새로운 기회가 많아 보였던 NHN으로 입사했다. 2년 정도 열심히 일하면서 여러 컨퍼런스들도 참석해서 시야를 넓히다 보니 나한테 딱 맞고 필요한 공부가 인지과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고객 만족을 높이는 일

인지과학은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학문이다. 인간이 주변 환경에서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고 인식해서 어떤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공부하는 분야다. 내 입장에서의 인지과학은 데이터를 통해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로 느껴졌다. 인간의 이런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활용해서 비즈니스나 서비스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것은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매우 ‘건조한’ 표현인데, 이걸 말랑말랑하게 비즈니스 차원에서 말하면 ‘고객 만족을 높이는 일’이다. 고객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비스에 대해 효용과 친근감을 느끼고 계속 쓸 수 있도록 기획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문이 인지과학이다. 단순히 사용하기 편안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 관점이 아니라 서비스를 통해 하는 UX(사용자 경험) 자체를 비즈니스 목적에 맞게 어떻게 최적화하느냐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미 업계 선도 기업들에서는 이런 것들을 고려해 서비스 및 비즈니스를 기획·설계하고 서비스 접점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데이터 컨설팅·코칭 경험

스타트업 및 기업 대상 데이터 코칭의 방법론과 핵심 주제는 팀 상황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해 진행한다. 따라서 그 결과 역시 제각각이다. 코칭이기 때문에 가능한, 고객 반응을 체크해 가면서 인터랙티브하게 실질적인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게끔 도움을 준다.

모양새를 중시한 프레임은 배제하고 문제의 탐색과 해결에 필요한 것만 집중하여 컴팩트하게 컨설팅해 해당 기업이 현재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잡아주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해결 과정에서 알아야 할 것들과 방법론 등 가이드를 제공한다. 컨설팅과 코칭에 넉넉한 시간이 확보된 경우에는 컨설팅의 결과물을 실 서비스와 사업에 적용하는 과정을 코칭하면서 한 사이클을 직접 돌려보도록 한다. 계획했던 결과물이 나오는지 체크한 후 한 사이클을 더 돌려보게 한다. 결과를 분석해 어떻게 제대로 워킹했는지를 파악한 후 더 개선할 수 있도록 코칭하기 위해서다. 이게 그로스해킹의 일반적인 접근방법이기도 하다.

내가 하는 데이터 컨설팅, 그로스해킹 컨설팅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해서 서비스와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키고 성장을 증폭시켜서 가입자 전환율이나 투자 대비 매출 효과와 같은 서비스 지표 및 비즈니스 지표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데이터 컨설팅 중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의 DB-STARS(데이터 활용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들 대상으로 2015년부터 했던 코칭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DB-STARS에 선정된 기업의 대부분은 데이터에 관심이 높은 곳들이었다. 서비스 자체가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있거나 서비스 과정에서 도출한 데이터를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서비스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 판매까지 생각하는 업체들은 별로 없었다. 요즘엔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데이터 분야의 웬만한 기업들은 알고 있다. 그 사이에 데이터 거래 시장에 대한 인지도가 커졌고, 관련된 시장도 한국의 경우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설계가 중요한 이유

어떻게 접근해야 시장에서 잘 팔리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까?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서비스와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데이터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느냐?’고 근본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 둘은 다소 다른 주제이지만, 잘 팔리는 데이터는 결국 다른 기업의 서비스와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데이터이다. 결국은 서비스와 비즈니스의 연결고리 상에서 데이터를 이해하고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데이터를 떼어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 기반의 비즈니스를 하려면 데이터를 잘 설계하는 것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은 알파고 사건으로 전세계적인 이슈가 된 AI와 딥러닝, 머신러닝이 가속하고 있다. 이런 기법을 활용해 사람이 오랜 시간을 들여 해오던 분류와 예측 등의 일을 훨씬 짧은 시간에 훨씬 높은 정확도로 도출하고 있다. 기계학습이라는 단어에서 드러나듯이 이런 일들을 제대로 하려면 결국 잘 정리되고 설계된 데이터를 학습 재료로서 준비해야만 한다.


쉬워지는 기계학습, 데이터가 차별화의 관건

심지어는 기계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정제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치 엑셀 프로그램에서 데이터 정리와 차트 그리기를 누구나 쉽게 사용하듯이, 머신러닝 역시 많은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도 자동으로 알려주는 훌륭한 솔루션들이 이미 존재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찾아내고 틀에 맞게 설정하는 것,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데이터를 어떤 도구와 방법론에 집어넣어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과 집중해야 할 역량도 도구가 진화하면서 바뀔 수밖에 없다. 그 변화의 흐름에서 결국 마지막까지 변하지 않을 것은 데이터에 대한 설계다.


데이터로 서비스를 만들고 데이터로 승부해야

결국에는 그 모든 것의 원천이 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양질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확보하면서 어떻게 증폭시킬 수 있을지가 이슈일 수밖에 없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직군은 출발 배경에 따라 각각 다른 색상을 갖는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나는 명확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화한 양질의 데이터 설계와 효율적인 확보, 활용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라 본다.

첫 직장이었던 게임사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에서 일찌감치 실전 기반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주체적으로 방법론을 만들어왔기에,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이해와 그걸 토대로 서비스와 비즈니스 설계 및 개발, 운영 경험을 해왔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제대로 들어맞는 이 구조를 명확하게 정의한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가치를 전달하는 실제 역할을 하는 것이 상품 또는 서비스다. 갈수록 한 번 팔고 끝내버리는 상품 관점의 접근보다 지속적으로 상품을 사게끔 관계를 만들어가는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요즘 웬만한 비즈니스는 업종을 막론하고 서비스 관점에서 제대로 설계와 운영이 필요하다. 이것을 잘 하기 위한 것이 서비스 디자인이다.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고객과 서비스 공급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단일 혹은 여러 채널에서 계속해서 발생한다. 이 채널에서 고객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데이터로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첫 번째 핵심이고, 그렇게 알아낸 고객의 특성을 고려하여 서비스 차원에서 다시 적절한 가치를 전달해 주기 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의 자동화와 개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두 번째 핵심이다.


핵심은 데이터 모델링!

결국에는 비즈니스 모델링과 서비스 디자인, 데이터 모델링이 다 연결된다. 그 연결 구조를 다 고려하면서 데이터를 설계하는 게 핵심이다.

RDB에서 데이터 설계는 값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정합성을 강조한다. 나는 어떤 사건의 발생에 대해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반정형 데이터, 즉 로그 데이터를 2000년대 초반부터 주로 활용하다 보니 로그 데이터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전통적인 RDB가 해야 할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즉 완벽한 스키마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기술적인 여지가 생겨났고, 새로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접근법을 설계하여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적인 DB 영역의 모델러와 얘기를 하다 보면 내 방법론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좀 차이 나는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 논리 모델링에서 겹치는 영역이 존재한다. RDB 영역에서의 논리 모델링은 일반적으로 고객 요구를 토대로 접근한다.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모델링을 할 때, 서비스에 필요한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를 고객 자신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저희 서비스는 이러이러한 소셜커머스인데요. 상품이 있고, 가격이 있고 뭐가 있고요’ 하는 정도의 요건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 정도만 있어도 서비스는 돌아간다고 말이다. 진짜 중요한 거는 이 서비스가 사랑받으려면 고객에게 어떤 기능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잘 파악해 접근해야 한다. 그 지점을 구체적이고 정량적으로 도출하는 걸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게 정말 필요한 데이터 모델링은 기업이 미처 바라보지 못한 부분을 커버하면서, 즉 서비스와 비즈니스 전반을 연결해서 살펴보면서 데이터 입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도출해 주는 것이다. 고객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줘야 인정을 해준다.


가치를 찾아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

밸류가 있는 사람·회사·아이템을 찾아 연결해 주겠다고 ‘고넥터’라는 회사를 설립했을 때의 다짐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밸류가 있는 엔터티에 찾아가 그걸 충분히 이해하고 다른 엔터티와 연결시켜서 그 가치를 더 크게 만들어주는 일을 데이터와 관련된 주제 및 방법론을 활용해서 계속하고 싶다. 이런 활동 자체를 스스로는 고넥팅이라고 부르고 있다. 평생 고넥팅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끝)


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제공 : 데이터 온에어 Dataonai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