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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가정을 돌면서 SQLGate를 개발하다 - 양용성 (주)체커 개발이사 (상)

DATA 인터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19-11-11 00:00
조회
1857


데이터인 인터뷰: 양용성 (주)체커 개발이사 (상)

제주에서 가정을 돌면서 SQLGate를 개발하다


체커는 DB 개발·관리 도구인 ‘SQLGate’를 시작으로 데이터 분석·시각화·보안 기능을 제공하는 ‘쿼리파이’ 등을 속속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투자금 유치, 세계적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와이 콤비네이터’에 선정되는 등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체커의 주력 제품인 SQLGate는 현 기술담당 양용성 이사의 작품이다. 양 이사는 현재 제주 서귀포에서 살면서 서울 본사의 SQLGate 개발팀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행 비행기 탑승 시간을 한 시간 반 남겨 둔 그를 마곡동 체커 사무실 근처에서 만났다. SQLGate 개발부터 제주도로 내려간 사연, 가정사, 현 체커팀에 합류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 박세영(글봄크리에이티브, sypark@must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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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용성 체커 SQLGate 개발이사


“저는 한 업체의 대표를 15년 넘게 했는데도 누가 시키는 일을 잘하는 스타일이에요. 지금은 체커에서 SQLGate 개발팀장으로 일하는데요. 팀원들에게 ‘필요한 일을 (내게) 시키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저는 ‘잘했다’는 말을 듣기 위해 일정을 세워서 아주 열심히 하죠. 빨리 끝냈을 때는 ‘이제 어떤 일을 하면 되냐?’고 묻기도 하고요. 그러면 ‘다른 일을 하면서 기다리세요’라거나 ‘빨리 끝냈으니 쉬라’는 답을 듣기도 합니다.”

●● 우리 나이로 올해 47세인 체커의 양용성 이사는 개발자들에게 친숙한 SQLGate 개발의 주역이면서 제주에서 거주하는 제주 도민이기도 하다.


DB 개발툴과의 인연

“한 대학 학사관리 프로그램 개발을 하면서 DB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어요. 서울의 한 종합대학 학사관리 개발 프로젝트였는데 시스템 반응 속도가 생각보다 너무 안 나오는 거예요. 인덱스를 만들어 적용해 보면 성능이 나아질 거 같아서 한번 시도해봤죠. 일반적으로 개발자에게 인덱스 생성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는데, 그곳에서는 접근이 가능하더라고요. 그걸 적용했더니 놀랄 만큼 달라지는 거예요. 그때부터 DB의 매력과 힘을 알게 되었죠.”

●● 양 이사는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사업을 해왔다.

“2002년에 창업하여 2017년까지 대표로 일했습니다. 그중에 5년은 제주에서 살면서 했고요. 큰아이를 잘 돌봐야 해서 지난 2012년에 제주도로 내려갔어요. 큰아이가 심하지 않지만 자폐증을 앓고 있거든요. 그때 SQLGate를 만들어 팔던 7명의 조직을 정리했어요. 2012년부터 지금의 체커로 다시 출범하기 전까지 혼자서 제주에서 했습니다.”

“혼자서 해도 예전 7명이 할 때의 매출액을 유지했어요. 틀이 마련된 상황이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신기했지요. 상황이 안 되다 보니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만나자고 하면, 역으로 100에서 200만 원의 컨설팅 비용을 요청하면서 서울에 올라오기도 했고요.”

●● 양 이사는 체커에서 마련해준 서귀포의 사무실과 표선의 집 근처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이웃들이 대부분 농사를 짓거나 막노동을 하는 사람들이죠. 날씨가 안 좋으면 막걸리 잔치가 벌어지기도 해요. ‘말고기가 있으니 어여 오라’는 연락을 받기도 하지요. 서울 사무실 기준으로 보면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죠. 급한 경우가 아니면 이웃들과 함께합니다.”

●● 제주도에서 생활하면서 큰아이는 많이 좋아졌다. 제주에 와서 먼저 한 일이 이웃들과 친해지는 일이었다.

“제주도에 내려가자마자 마을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큰아이 얘기를 꺼냈어요. ‘마음에 드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보면 아이가 따라가버린다’고 했더니 공감하면서 동네 사람들이 동시에 돌봐 주시더라고요. 이웃들 모두가 우리 아이의 얼굴을 알다 보니 가능한 일이었었지요. 조금 애매한 상황이면 그때그때 전화로 알려줘요. 직접 데려다주는 경우도 있고요. ‘바닷가 쪽으로 가더라’ 하는 연락을 받으면 일하다 말고 찾아 나서기도 했죠. 그래도 서울에서 살았을 때보다 몇 배는 안정이 됐습니다. 생활이 안정되면서 아이들 엄마도 서울에 있는 대학원에 입학할 정도로 여유도 찾았고요.”


의기투합

“저와 황인서 대표, 장기영 이사, 이렇게 셋이서 2017년 12월에 현재의 체커를 설립했어요. 그 인연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예요. 저는 개발자이기 때문에 유무료 소프트웨어를 늘 찾곤 합니다. 어쩌다 한 번씩 제 마음을 그대로 알아주는 것 같은 소프트웨어를 만나기도 하고요.”

“2015년, 제가 찾고 있던 소프트웨어를 발견했어요. 오픈소스치고는 너무나 좋더라고요. 기능이나 품질 모두 상용 소프트웨어 이상이었는데 오픈소스로 공개한 게 놀라웠어요. 소스를 보니 주석을 모두 한글로 달아 놓은 거예요. 다시 한번 더 놀랐죠. 미국의 개발자들이 영어 주석을 볼 때, 이렇게 편한 마음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가더라고요. 그동안 제가 찾고 있던 소프트웨어를, 그것도 OSS로 공개한 것이 너무 고마워 50만 원을 기부하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이 ‘고맙다’면서 ‘만나고 싶다’고 답을 해오더라고요.”

“그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던 을지로 대한극장 근처 사무실에 찾아갔지요. 너무나 감명을 받았던 툴 개발자를 만난다는 설렘으로 찾아갔어요. 6명의 프리랜서 개발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더라고요. 그가 바로 현재 체커의 쿼리파이 개발 담당 장기영 이사예요.”

“만나자 마자 ‘당신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엔지니어’라고 말했어요. ‘당신은 한국에서 스타급 엔지니어가 돼야 한다’ 하고 평소에 느꼈던 바를 덧붙였던 기억입니다. 그러면서 OSS 경진대회에 나가볼 것을 추천했어요. 정말로 OSS 경진대회마다 상을 받더라고요. 거의 휩쓸었다고 할 정도였어요.”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라는 얘기와 함께 SQLGate 개발자라고 소개했죠. 그랬더니 그쪽에서 역으로 자신들이 너무 잘 쓰고 있는 SQL 개발도구의 개발자가 자신들의 사무실에 찾아온 것을 정말 신기해하더라고요.”

“그때 장기영 이사가 당신에게 50만 원을 기부한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면서 소개하는 겁니다. 셋이서 한번 만나보자고 해서 만난 사람이 바로 지금의 황인서 대표입니다. 황 대표는 ‘카카오’에 30번째로 입사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황 대표와 저는 나이 차이가 17세 정도 납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수 있는데도 꽤 잘 통하더라고요. 내가 하는 말에 집중하고 재미있어하면서 금방 친해졌죠.”


마음이 통한 사람들

“장 이사의 뛰어난 개발 실력을 안 황인서 대표가 당시 자신이 일하던 회사(카카오)에 ‘그(장 이사)를 채용할 것’을 제안했나 봐요.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려고 그랬는지 생각대로 안 됐어요. 황 대표의 요청이 회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봅니다. 황 대표는 그 일을 계기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어요. 그러고는 장 이사와 동업에 나섰어요.”

“패스트푸드 매장 등에 공급하는 키오스크 개발 사업이었죠. 당시 대부분의 키오스크들이 윈도우CE 기반이었는데 둘이서 리눅스 기반의 제품을 내놓아 M 패스트푸드점 체인에 공급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키오스크 비즈니스는 하드웨어와 결합??게 될지도 모르고요.”

“황 대표와 장 이사 둘이서 동업할 때, SI 용역을 하면서 시드머니를 벌겠다고 하여 제 SQLGate 개발 업무를 도와 달라고 했지요. 개발비를 주면서 도움을 요청했어요. 정말로 잘하더라고요. 두 사람의 기술력을 확인한 터라, 키오스크 비즈니스 대신에 SQLGate를 제대로 한번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지요. (SQLGate는) 다른 엔지니어 없이도 5년 정도 유지된 제품이니 제대로 품질관리를 하면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지 않겠냐? 하고 얘기했지요.”

“`가장 어린 네가 대표를 해라`고 황 대표에게 말했지요. 놀라운 것은 황 대표는 이미 대표가 될 준비를 모두 해놨더라고요. 법인 설립 시 80쪽에 가까운 회사 사규를 일주일이 안 되어 내놓을 정도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던 거예요. 보통은 사업 아이템을 내놓은 사람이 어쩔 수 없이 대표가 되는 게 이쪽 관행(?)인데 황 대표는 미리 준비했던 거죠. 그러면서 한 달 사이에 몇 억 원의 사업 자금을 끌어와서 다시 한번 더 놀라게 했어요. 그때까지 저는 정부 지원자금을 신청해보거나 외부 투자를 유치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 체커는 2017년 12월 창업 이후 새로운 멤버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데이터 업계는 물론 스타트업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체커는) 조금 특이하게 시작한 스타트업이죠. SQLGate 솔루션을 갖고 있었고, 기술력도 인정받으면서 유명 벤처 캐피탈을 비롯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업자금을 확보하여 기존 SQLGate를 개선하는 한편, ‘쿼리파이’라는 새로운 솔루션을 집중하여 개발하고 있어요.”

“SQLGate가 전통적인 DBMS 영역의 제품이잖아요. 그래도 개발 현장이나 DB 관리자에게는 꾸준히 사랑받을 제품인 거는 의심하지 않아요. SQLGate 고객을 만나다 보면, DB 보안이나 분석·시각화 등 현실적인 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그걸 토대로 내놓은 게 쿼리파이입니다. 이 솔루션은 기능이 많다 보니 당장 급한 데이터 보안기능부터 공급하고 있습니다.” (다음 회에 계속)


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제공 : 데이터 온에어 Dataonai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