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인터뷰

DB 노하우, 데이터직무, 다양한 인터뷰를 만나보세요.

“프롭테크도 앱보다 데이터죠” - 패션프루트 안우찬 대표

DATA 인터뷰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19-11-19 00:00
조회
2413


데이터인 인터뷰: 패션프루트 안우찬 대표

“프롭테크도 앱보다 데이터죠”


부동산 시장에 IT를 앞세운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프롭테크(Proptech) 기업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며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한국을 넘어 베트남 부동산앱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패션푸르트. 패션푸르트호를 이끌고 있는 안우찬 대표를 만났다. 안 대표는 ‘인터넷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닌, 어떤 데이터를 제공하느냐?로 중심이 이동했다’고 강조한다.
인터뷰: 박세영(글봄크리에이티브, sypark@mustree.com)



column_img_636.jpg
△ 안우찬 패션푸르트 대표


패션프루트는 많은 분들이 알 듯이 열대 과일 이름이고요. 열대 과일이여서 따뜻한 나라에서 잘 자라지요. 저희는 동남아 지역을 타겟으로 사업하고 있어요. 그래서 동남아 지역에서 잘 자라는 과일 이름으로 (회사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름에 들어간 패션 또한 열정이란 뜻이고, 푸르트라는 단어도 결과라는 뜻이죠. 저희 팀원 모두 열정이 많은데, 좋은 결과를 만들었으면 해서 '패션프루트' 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저희는 부동산 관련한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이에요. 기존에 하던 서비스는 '렌트 익스프레스'라 하여, 말 그대로 임대 물건을 찾아주는 서비스였거든요. 최근에 '바이 프로퍼티’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요.


동남아가 좋아서 베트남에서 시작하다

창업 전에 직장 생활을 10년 정도 했는데요. 10년 동안 계속 해외 사업을 담당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해외에서 사업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해서 시작을 했냐?’입니다. 사실 제 경우에는 지난 10년 동안 국내 비즈니스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오히려 한국에서 사업을 하라고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해외에서 사업하는 게 더 익숙하고, 기존에 했던 서비스들이 한국인들의 역량이나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매출을 창출했던 것들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을 타기팅했습니다. 요즘 동남아의 성장 잠재력을 많이 거론하는데, 동남아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시장 가능성은 당연히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우선적으로 그곳 사람들이 좋았고 거기에 있는 것이 즐거웠어요. 자연스럽게 제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사업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습니다.


column_img_637.jpg
“제가 좋아하는 곳에서 사업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해서 베트남에서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데이터 수집·가공 노하우 앞세워

바이 프로퍼티 서비스의 1차로 타기팅 국가는 베트남이에요. 베트남에서는 부동산이 엄청나게 성장세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80년대 초반에 강남이 개발되고, 여러 건물들이 올라가는 때와 비슷합니다.

특이하게도 베트남에는 한국과 같은 현지 분양 정보 웹사이트나 앱 같은 게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보가 우후죽순 올라오는 경향이 있어요. 저희가 그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가다듬어 최대한 구매자 입장에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분양이라면, 분양 일정이 잡혀있고 그 일정 안에 지원을 하고 일종의 유닛을 할당 받는 방식이에요.

베트남은 대규모 프로젝트 같으면 분양을 2년 동안 합니다. 단계적으로 건물마다 분양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유닛을 선택하는 방식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분양에 관련해서는 한국보다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해요.

A 동 30층의 남동 방향의 이런 유닛이 남아 있느냐? 내가 선택할 수 있냐?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정보들입니다. 그럼에도 그걸 통합하여 제공하는 사이트가 하나도 없어요. 현지 부동산들이 당연히 그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파편화돼 있어요. 그렇기에 저희는 여러 부동산중소개와 건설업체들과 컨택하여 정보를 모읍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모아 부동산 구매에 관심이 있는 분들 입장에서 잘 정리한 형태로 제공합니다.


설득과 도전의 연속

가장 어려운 것은 기본 정보를 얻어내는 거에요. 예를 들어서 1만 가구짜리 건설 프로젝트라면, 이 1만 가구를 개발사에서 여러 부동산들에게 할당하는 방식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부동산 업체별로 갖고 있는 매물이 달라요. 사람들이 할당 받기 위해 어느 정도 디파짓을 개발사에 내고 할당을 받습니다. 부동산 업자들은 갖고 있는 매물을 본인들 매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보 공유가 안 돼요.

클라이언트가 찾아왔을 때 본인들 확보 물량만 제공할 수 있어요. 다른 부동산이 갖고 있는 물량은 이미 팔렸다고 말하거나, 그 쪽은 위치가 안 좋다고 말하는 등 불분명한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희가 이런 정보에 접근하려 할 때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저희가 정보를 얻어내고 그 다음에 하나씩 파트너십을 맺어 가는 과정이 제일 어려웠어요.

저희가 플랫폼 사업자이다보니 부동산 업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채널로 접근했어요. 요즘에는 마케팅 채널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서 협력합니다. 저희에게 끝까지 적대적이었던 사람들도 나중에는 계속 만기도 하고, 한국 스타트업이니 매물을 빼앗지 않고 홍보해 드리는 거라고 말했더니 결론적으로 수긍을 했어요.


‘부동산에 포커싱한 베트남 최초의 서비스’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한국보다 규제가 굉장히 적다는 겁니다. 한국처럼 청약통장 같은 개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 사람이 여러 주택을 소유했을 때 추가 과세를 요구하는 그런 게 전혀 없거든요. 그래서 이론적으로 한 명이 아파트 100채를 소유해도 전혀 불이익이 없어요. 재산세가 존재하지도 않고요. 그렇기에 이 분야의 외부 환경 자체는 한국보다 훨씬 더 유리한 편이고요.

내부적인 기회로는 데이터에 포커스하여 접근하다 보니 새로운 영역이 보이는 것 같아요. 기존의 사람들이 구매하던 방식은 부동산 업체를 먼저 찾아가 그곳의 데이터에 액세스하는 방식이었어요. 저희가 제안하는 방식은 저희가 미리 모아놓은 데이터에서 원하는 부동산을 선택하면, 이 유닛을 소유한 부동산 업체를 거꾸로 연결해 주는 거거든요. 접근을 반대로 하는 거죠.

구매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거래하려는 부동산 업체가 A 부동산이든 B 부동산이든 큰 관심은 없어요. 어떤 매물을 어떤 가격에 살 수 있는가가 관심이죠. 내부적으로 이런 서비스를 기획하고, 거꾸로 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저희가 베트남에서는 최초거든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만든 기회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앱보다 데이터’

결국은 데이터인것 같아요. 모바일 서비스의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다 앱을 만든다고 표현했던 것 같아요. 근데 점점 서비스가 고도화되니까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닌, 어떤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성공 서비스의 관건이 된 것 같아요.


column_img_638.jpg
“점점 서비스가 고도화되니까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닌, 어떤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성공 서비스의 관건이 된 것 같아요.”


데이터가 서비스의 핵심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거거든요. '무슨 앱을 만들 거야, 무슨 서비스를 만들 거야'라고 얘기하지만, 결국은 앱이나 서비스라는 건 고객과 만나는 접점일 뿐 모든 서비스의 퀄리티는 데이터에 좌우되니까요. 데이터에 대한 퀄리티를 높이는 프로그램도 굉장히 중요하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UX/UI도 점점 표준화되고 있어요. 초창기에는 앱별로 저마다 특색이 있었는데, (지금은) UX와 UI가 같아지고 있어요. 이게 같아져야 사용자 입장에서는 헷갈리지 않거든요, 어떤 앱을 쓰더라도요. 예를 들면 햄버거 버튼으로 들어가면 메뉴가 떨어진다든지, 하단 바의 메뉴는 엄지손가락이 닿는 쪽에 놓는 것처럼 (앱끼리) 비슷해지는 거죠. 결론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데이터예요. 데이터가 서비스고, 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 물론 이미 (이런 시대가) 현재 도래했다고 생각하고요. 데이터는 전체 서비스의 9할인 것 같아요. 나머지가 UX/UI나 마케팅이 될 수 있겠죠.


재미 속에서 성장 가능성 모색

사실 창업할 때부터 어떤 목표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요. 그냥 일을 계속 재밌게 하고 싶었어요. 대기업을 10년 정도 다니며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엔 규제도 많고 뜻대로 마음껏 펼쳐볼 수 없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창업했어요. 회사가 너무 성장하지 않는 한 그 안에서는 좀 재밌게 일하고 싶은 것, 그게 제일 커요. 목표라기보다는 그냥 재미있게 계속 저희 팀원들과 일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저희 바람입니다. (끝)


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제공 : 데이터 온에어 Dataonai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