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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리서치 - haheho 팽한솔 대표

전문가칼럼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21-11-11 11:28
조회
3532

사용자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리서치

정량적 데이터, 정성적 데이터가 필요한 순간


사용자 리서치를 하다 보면 이러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게 된다.
"정량적 리서치가 중요한가요, 정성적 리서치가 중요한가요?"
"이 인터뷰를 통해 발견된 인사이트, 정말 다수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나요?"
"이 정량적 데이터에 오류가 될 수 있는 변수들, 어떻게 다 알 수 있지요?"
이런 질문에 나는 조심스럽게 이런 답변을 한다.
"정량적 분석이 빠진 정성적 발견은 없고, 정성적 분석이 빠진 정량적 판단도 없는 것 같아요. 정량적 리서치와 정성적 리서치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무엇'에 해당하는 정량, '왜'에 해당하는 정성

정성적 리서치에 해당하는 사용자 심층 인터뷰나 Focus Group Discussion(이하 FGD)과 다이어리 조사와 같은 소수의 사람을 통해 어떠한 인사이트를 얻거나 새로운 가설을 세우게 되었을 때 '정말 다들 이렇게 생각할까요?', '이들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는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 이때 우리의 가설을 검증할 방법으로 정량적 리서치를 하게 된다. 다른 고객들도 이러한 선택을 했는지 데이터를 확인해 본다거나, 이와 같은 데이터가 없다면 특정 기간 동안 A/B테스트를 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해 측정해 보기도 한다. 반대로 대규모의 설문조사나 통계 데이터 등을 분석하는 정량적 리서치를 하다 보면 '왜 사람들이 이렇게 답변했을까?', '혹시 사람들이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은 없을까?'와 같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럴 때 또 우리는 정량적 데이터에 대한 답의 이유를 찾기 위해 사용자 심층인터뷰나 FGD를 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성적 리서치를 통해서 사람들이 왜 이런 행동 패턴을 보였는지, 왜 설문조사에 이 대답을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이 두 가지 방법론을 교차 검증하지 않았을 때 생각보다 큰 왜곡을 하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없앴던 서비스가 알고 보니 고객들은 본인이 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를 몰랐을 뿐 사실은 정말 자주 사용되는 서비스였던 경우와 같은 상황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정량조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면 정성조사를 통해 '왜?'를 꼭 찾아내야 하고, 정성조사를 통해 새로운 '발견'을 했다면 정량조사를 통해 '정말?'을 확인해야 한다.


가장 귀찮은 방법이 지금 제일 필요한 리서치 툴?

이러한 정성과 정량에 대한 밸런스를 이야기하다 보면 '그렇다면 정량조사를 먼저 해야 할까요, 정성조사를 먼저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도 많이 받게 되는데 무엇이 먼저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목적으로 정량/정성 리서치를 하고 그 목적에 합당한 방법을 활용하였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리서치 일을 하다 보면 사람들의 숨은 니즈를 세심하게 찾아야 하는 내용에 대해 대량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돌린다거나 혹은 30대 여성이 많이 쓰는 SNS를 찾기 위해 주변 30대 여성 여러 명에게 어떤 SNS를 많이 쓰는지 FGD를 진행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일어나는 이유는 정말 우리가 리서치 방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일 때도 있지만 다수의 경우는 내가 지금 당장 하기 편한 리서치 방법을 찾아서 진행하고, 그 방법을 통해 내가 원했던 답을 끌어내어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의 근거로 제시하고 싶다는 유혹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때에는 극단적으로 내가 제일 하기 귀찮고 어려운 리서치 방법이 지금 당장 필요한 리서치 방법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며 리서치 방법을 기획해보는 것도 가장 필요한 리서치 툴을 찾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른 예로 상대방에게 내 주장을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전혀 필요하지 않지만 비용도 매우 많이 들고, 공수도 많이 들어가는 리서치를 진행하여 많은 자료들을 앞세워 본질을 흐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잘못된 리서치의 예시들은 큰 기업, 작은 기업 할 것 없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그 '문제'의 본질에 다소 고집스럽게 집중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데이터는 무엇인지, 그 데이터를 얻기 위해 우리는 어떤 조사를 해야 하는지 역산해가며 리서치 방법을 기획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뭔가 있어 보이는 리서치 툴, 내가 이런 것도 할 줄 안다고 뽐낼 수 있는 리서치 툴은 모든 것을 왜곡시킬 수 있다. 그렇게 리서치 방법을 기획하는 데 가까워졌다면,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예산, 일정, 인원 등)을 제약조건 안에서 최고의 효과를 낼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이때 이 제약조건은 변수일 뿐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방법론으로 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할까요?

이렇게 애써 모은 정량/정성데이터를 우리는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 이때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래 해결하려고 했던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 잊지 않는 것과 그것을 왜곡시키지 않는 것이다. 가끔 나는 우리 팀원들과 리서치 리뷰를 할 때 매력적이고 독특한 인사이트에 매료되어 다른 방향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는 상황을 경험하곤 한다. 정말 설레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다시 원래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고 외친다. 물론 그 순간의 아이디어들이 혹시 다음에 언젠가 쓰일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이디어 창고 속에 메모해 두지만 그런 반짝 아이디어에 우리의 관점이 흔들리지 않도록 애쓴다. 그래서 때로는 사무공간 한가운데에 빨간 글씨로 "어떻게 하면~~~~~~을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우리의 궁극적 해결 목표를 다시 한번 크게 써 붙여 놓기도 한다. 그 빨간 글씨로 크게 쓰인 궁극적 목표에 집중하면 우리의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여 솔루션으로 이끌어갈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어떤 리서치 방법론'을 썼는지를 '해결하려는 문제'보다 더 강조할 때를 자주 만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방법론은 써야 하나요?", 혹은 "그래도 서비스 여정 지도는 한번 그려 봐야겠지요?", "이 방법론을 제가 한 번도 안 써 봐서 이번에 한번 꼭 써 보고 싶어요." 등과 같은 이야기들을 한다. 실제로 필자는 수많은 리서치 기반 서비스경험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단 한 번도 100% 똑같은 방법론을 활용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항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달랐고, 리서처가 처한 상황도 달랐으며 해당 서비스들의 문화적 인식도 다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서비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매번 그 서비스에 맞춰 응용되거나 새롭게 만들어졌다. 어떻게 매번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방법론에 방점을 두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 방점을 둔다면 같은 방법론을 쓴다는 것이 더욱 어색하게 느껴지리라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만 있다면 화려한 리서치 방법론도 유명한 데이터 분석 방법론도 그저 도구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실행한 리서치 중에 조금은 새로운 도전이었던 리서치 및 분석 사례를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그림1 갑작스러운 코로나 상황에 비디오컨퍼런스툴과 온라인 협업 툴을 활용하여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분석해야 했던 2020년 시민공청회 (코로나19 시민백신연구소) 사례
<그림1> 갑작스러운 코로나 상황에 비디오컨퍼런스툴과 온라인 협업 툴을 활용하여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분석해야 했던 2020년 시민공청회 (코로나19 시민백신연구소) 사례



그림2 환자들이 수술 전 공간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의료진이 공감할 수 있도록 직접 체험하고, 체험과정을 VR을 통해 다른 의료진에게 경험을 생생하게 공유했던 리서치 사례
<그림2> 환자들이 수술 전 공간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의료진이 공감할 수 있도록 직접 체험하고, 체험과정을 VR을 통해 다른 의료진에게 경험을 생생하게 공유했던 리서치 사례





팽한솔 대표
한국예술종합학교 디자인과 졸업 / 예술사
Aalto University EMBA 졸업 / 경영전문석사
전)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
전) 사이픽스 서비스디자인팀
현) 한국예술종합학교 디자인과 겸임교수
현)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과 겸임교수
현) 한국서비스디자인학회 부회장
현) haheho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