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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경영정보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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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MS별 분류
DB일반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02-07-01 00:00
조회
12593





중소기업의 경영정보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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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얼마 전 기업의 정보화에 성공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G사의 CIO와 중소기업 정보화에 관해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우리 회사의 정보화는 선택 사항이 아니었습니다. 성공 전략이 아닌 생존 전략이었죠.” 그는 여러 가지 상황을 근거로 경영 정보화에 대한 당위성을 이야기했고, 그의 이러한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었다.

G기업은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중견 이상의 기업이다. 몇년전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는데 그 이유는 미국의 최대 거래처 중 하나인 D사가 인터넷을 통한 거래와 정보교환 등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G사는 어쩔 수 없이 정보화에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보화에 따른 혜택들을 맛보면서부터는 어쩔 수 없이 시작한 D사와의 거래 및 사내 정보 교류를 위한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정보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경영 정보화까지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G사의 CIO는 정보화 추진 과정을 이렇게 요약했다. “사과 맛을 보기까지는 사과 좋은 줄 모르죠. 기업의 정보화를 통해 이익이 실현될 때까지 제가 사장에게 받는 구박은 말도 못합니다. 정보화 과정 중에 7번쯤은 목이 달아날 뻔했죠.” 그러나 그는 지금 그 기업의 정보화를 책임진 수장으로 그가 없이는 회사의 경영이 마비될 만큼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실제로 전자우편, 정보 검색에서부터 전자결재, 경영정보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정보화는 더 이상 선택사양이 아닌 필수 항목이 됐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그 필요성이 인정되어서 LG전자, 한화, 삼성 등은 웹기반의 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을 구축ㆍ운영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ERP, CRM, 공급망관리(SCM)와 같은 운영 및 고객관리 솔루션 도입에 이어 중역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EIS 환경을 구축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아직도 요원한 상태에 있다.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0% 이상(2백70만개)으로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2002년 3월에 조사된 바에 따르면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정보화 투자는 2001년 매출액 대비 0.43%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미국 제조기업의 정보화 투자인 2.73%에 비해 매우 낮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나마 이 예산마저도 체계적으로 투입되지 못해 효율적인 투자라고 볼 수 없다. 또 인력 분배에 있어서도 정보관리 인력은 1.4%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정보화의 사각 지대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중소기업 정보화의 어려움

중소기업은 정보화를 통해 업무 처리시간의 단축, 다양한 정보 수집과 업무 처리의 정확성, 고객으로의 용이한 접근에 의한 시장 확대, 궁극적으로는 기술과 영업·경영·고객관리 등 모든 분야의 기업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정보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KRG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정보화에 있어서 걸림돌은 비용부담, 정보화 전략의 부재, 정보화에 대한 이해부족, 전문인력의 부족, 경영진의 의지 및 직원의 마인드 부족, 중소기업에 적합한 솔루션의 불충분, 중소기업 문화의 경직성 등 다양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단순하게 생각하면 정보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보화에 따른 이익 실현의 무경험이라고 생각된다.

정보화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정보인프라와 지식을 활용한 경영 능력의 극대화라고 할 수 있다. 경영 능력의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에 제시되는 기업 정보화의 5단계가 선행돼야 실질적인 경영정보화가 이뤄질 수 있다. 또 경영 정보화를 위해서는 경영자가 수집된 정보를 참고해 쉽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므로 매출이나 회계, 기술 및 시장 동향 등 각종 경영정보를 다각도로 분석한 고급 정보를 만들어내야 하는 구체적인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이 중 어느 한 단계도 건너 뛸 수가 없다. 즉 각종 경로를 통해 모아진 경영정보를 중요도나 종류에 따라 어디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급해서 경영에 도움을 주느냐 하는 문제가 일순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단계별로 정보화 추진

▲인프라 정보화 단계

사내에 컴퓨터, 네트워크, 정보기기 등의 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개인 수준의 정보처리 기능을 갖추는 단계를 말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기반 인프라가 구축되며 정보교류를 위한 소프트웨어 등이 설치되게 된다. 이 때 네트워킹의 방법으로는 전용선을 설치하거나 소규모 기업의 경우에는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특성상 패키지화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거나 애플리케이션 임대 서비스(ASP) 사용 등의 방법을 택함으로써 일시적인 투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때 호화로운 혹은 충분한 기능의 시스템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비용 절감을 위해 과도하지 않게 업무의 필요한 정도에서 경제성을 고려한 시스템 구축 작업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 장래 확장성을 감안한 시스템 확보를 요구받기도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6개월 안에 사용되지 않을 시스템이라면 과다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정보시스템은 계속 진화하고 새로운 시스템의 영향으로 이미 구입된 시스템은 곧 평가 절하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확장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필요한 만큼의 시스템만을 설치하되 기획 단계에서 확장성을 고려하는 지혜가 인프라 정보화 단계에서 필요하다. 즉 ‘장기적인 계획과 단기적인 실행’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RP 등의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획 과정을 거쳐야 하며, 실무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즉각적인 기대효과가 산출되지 않으므로 CEO는 소모되는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투자라는 확신과 인내를 가지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업무 정보화단계

재무, 마케팅, 인사, 생산 등 기업의 기간 업무를 개별적으로 전산화하여 활용하는 단계를 말한다. 업무정보화를 위해서는 인프라 정보화 단계에서 구축된 ERP, 전자문서교환(EDI), 웹 시스템 등의 정보시스템을 운용하고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자체적으로 양성해야 하며 사내 업무 프로세스를 정보화의 환경에 적합하도록 개선해야 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하게 된다.

특히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없이 정보시스템을 사내 정보환경에 맞추려고 하는 것은 군대에서 옷에 몸을 맞추는 것과 같은 우수꽝스러운 모습을 나타냄은 물론 업무 정보화에 의한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이 때의 투자는 낭비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업무정보화 단계에서는 투명한 업무가 보장되지 않은 기업은 담당자들의 반대에 부딪칠 우려가 있다. 이는 업무프로세스 개선과정이나 업무의 시스템 적용과정 중에서 투명하지 않은 업무 관행이나 경쟁력 부재의 업무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CEO의 강력한 의지가 표명돼야하며 이를 넘어서면 괄목할 만한 정보화의 효과를 보기 시작하게 된다. 실제로 K음향의 경우에는 부사장이 직접 각 업무 담당자들과의 협의를 통하여 업무 정보화를 기획하고 수행함으로써 성공적인 업무정보화를 달성한 예로 손꼽히고 있다. ▲인트라 정보화단계

업무 정보화 단계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던 정보화가 통합되고 이에 따른 업무 프로세서의 개선이 이루어지는 단계를 말한다. 또 경영 관련 의사결정을 위한통합으로 업무 프로세스의 이해도가 증진되어 경영 전략 수립에 있어서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기업정보화 센터의 정보화 수준 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대부분의 국내 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업무정보화(35%)와 인트라정보화단계(40%)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협업적 정보화단계

기업간의 관계 혹은 고객관리를 위한 정보 환경 구축단계를 말하며 정보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다수 대기업의 현재 정보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 단계에 이르면 기업간 전자거래가 이루어지며 이를 위한 협업적 정보시스템이 구축ㆍ활용된다. 정보인프라의 사용이 극대화되며 이를 통하여 원가통제, 시장의 흐름에 따른 제품 개발 전략, 프로모션에 의한 시장 확대 등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게 되어 CEO는 투자 대비 효과의 긍정적 사고를 갖게 된다.

특히 CRM 등을 통한 고객 관리의 다양화 및 전문화가 이루어지며 개인 지향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SCM 등을 통해 효율적인 구매 행위가 가능해지며 정보시스템의 사용으로 인력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경비 절감 효과와 매출 증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게 되며 다음 단계인 경영 정보화 단계의 기초 자료로 사용된다.

▲경영 정보화단계

기업 정보화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단계로서 경영전략을 수립하거나 경영상의 중대한 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일반적 프로세스는 물론 유연하고 신속한 경영적 결정을 위해 정보시스템이 사용되는 단계를 말한다. 선진 업무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업무 방식과 비즈니스가 창출되고 구축된 정보시스템의 운영 및 응용 능력이 동종 업계의 벤치마크가 되는 고도화된 정보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내부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외부환경의 변화가 변수가 되는 글로벌화된 경쟁체계에서 기업간 혹은 비즈니스간의 상관관계, 생산 개념의 변화 및 제품의 다변화, 고객기호에 적합한 서비스의 다양화, 제품 수명의 변화에 따른 적응력, 제품의 고도화 및 전문화 등을 지식 정보를 통해 이해하고 이에 맞는 경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으므로 기업의 경쟁력 향상은 단순한 산술방식으로 측량할 수 없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정보화는 아직 이러한 수준에 미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정보시스템 인프라 구축과 정보화 환경에 적합한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CEO의 네트워크화된 경영 정보의 활용이 삼박자를 형성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제한된 규모의 투자를 전제로 진행되게 되므로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부분부터 선택과 집중의 개념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

우선 기업의 실정과 업무 환경을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효과보다는 효율을 중심으로 정보화를 기획해야 하며 앞서 언급한 단계적 정보화 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일시에 업무를 개선하려고 하는 노력은 환경에 따라 효율적일 수도 있으나 많은 경우에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정보화가 단순히 정보시스템 투자만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조급한 생각보다는 정보화를 통한 꾸준한 체질 개선과 단계적 정보화에 의한 파급 효과를 즐기는 CEO의 자세가 정보화를 통한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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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e-비즈니스의 고도화


제공 : DB포탈사이트 DBgu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