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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부 전문가를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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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MS별 분류
Etc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02-08-01 00:00
조회
9891





회사 내부 전문가를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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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철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영활동의 성패는 탁월한 경영감각, 분석력, 추진력이 합쳐져서 결정이 난다. 경영 의사결정의 핵심은 현장에 대한 수많은 경험의 축적과 뛰어난 통찰력이 합쳐져서 실행이 된다.

1990년대 이후 IT가 부상하면서 정보기술이 경영활동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간혹 있으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성공한 경영은 IT를 적절히 활용한 결과이지, IT 그 자체가 경영을 성공시킨 것은 하나도 없다. 미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두 가지 최신 IT경영기법에 공급망관리(SCM)와 고객관계관리(CRM)가 있다. 미국에서 SCM을 구축해 실패를 한 것이 40%이상이고 CRM 시스템을 구축해서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이 30%이상이다. 국내에서는 SCM을 수행해서 투입된 자본만큼의 수익을 낸 기업체는 현재까지 거의 없다. CRM을 통해 돈 벌었다는 기업체도 거의 없다.


SCM과 CRM의 장애물

SCM 시스템의 활용은 문제가 많다. 물론 수백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와 전산망을 맞춰서 수발주시스템을 원활히 하지 않으면 효율이 나지 않는다. 업체마다 전표가 다르고 수발주방식이 다르며 배송시스템마저 다른 상황에서 미국식의 SCM을 구축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비효율을 줄이고 초일류 업체로 발전하는데 장애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식 SCM을 들여와야 한다고 경영컨설팅업체와 IT업체가 주장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면서 SCM시스템 구축이 시행된다.

기업 내부에서는 SCM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냥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외국계 컨설팅업체와 IT업체가 주도하는 데로 이끌려 가다보면 몇 달이 지나서 시스템이 구축되고 업체는 돈 받은 후에 떠난다. 바로 그 다음날부터 수많은 문제가 생기면서 발주와 배송이 안되고 전산망이 흐트러지면서 기업체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미국에서 가장 좋다는 시스템을 깔아놓았는데 왜 안되는 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도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컨설턴트도 아무런 말이 없다. 몇 달 후에 내려지는 결론은 그냥 옛날처럼 해라. 웹 EDI 같은 것 필요 없고 그냥 과거처럼 전화와 팩스로 발주해라. 자동창고 운영하지 말고 하나씩 알아서 내려라. 협업적인 계획·예측·대체(CPFR:

Collaborative Planning, Forecasting, Replenishment)를 하려면 저쪽이 믿을만한 데이터를 보내야 하는데 보내지 않고 그냥 CR로 끝내라. 크로스도킹은 미국개념이지 한국에서는 안되니 그냥 쌓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실어서 보내라. 이것이 2002년의 SCM 시스템을 도입한 대부분의 기업체의 현실이다.

CRM 시스템은 문제가 더 많다. 고객중에서 단골이 만들어주는 이득이 얼마나 많은가 단골고객의 각종 데이터를 수십가지씩 구해라. 그러나 실제로 구한 고객의 데이터 중에서 제품판매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은 금융자산소득, 가처분소득 등 고객의 소득이고 나머지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 그래도 취미니, 특기니, 각종 자료를 구해서 연관분석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는 수백만명의 자료를 데이터마이닝 해대면 나오는 것은 거의 의미없고 공허한 정보들뿐이다. 이것에서 돈을 만들어내는 전략을 CRM 컨설턴트도, IT업체도, 유명한 전문가도 다 못하고 그냥 자료분석이 중요하다는 원론만 이야기한다.

손님이 고객카드 없이 오면 종업원이 자신의 고객카드를 꺼내서 바로 읽어대면서 고객이 흘린 점수를 주어서 최우수고객이 되어서 각종 사은품을 챙긴다. 그래도 고객에게 맞춤서비스가 필요하니 계속하라고 CRM컨설턴트들이 밀어 부쳐 시스템을 구축하고, 1~2년 후에 CRM이 실패한 것으로 판명나 책임을 지고 최고경영층은 회사를 떠나도 CRM 컨설팅업체나 IT업체는 일단 돈을 벌었다. 우리가 CRM 컨설팅업체나 IT업체를 위해서 CRM을 하는 것일까


컨설턴트와 IT업체의 한계

IT의 기본속성은 제한되고 잘 정리되고 규격화된 상황에서 최적의 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경영 툴이다. 그러나 현실은 IT이외의 엄청나게 많은 변수들이 영향을 미친다. 오너가 사장인 경우에는 IT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다. IT의 속성과 한계를 명확하게 알고 있는 오너가 수년간 IT의 기본 인프라와 그리고 필요한 새로운 기법에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투자하면 이것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만한 실력을 갖춘 오너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일반적으로 전문경영인 사장이 조찬이나 골프장에서 첨단 경영 IT기법을 듣고는 이를 실행하라고 지시하면 당연히 IT관련 부서에 사장의 힘이 실린다.

IT가 뜨게 되면 일선 매입부서나 영업부서 혹은 판촉부서의 중역이나 실무자들은 방해를 조직적 혹은 은근히 방해 공작을 한다. 이것이 IT기업화의 중요한 장애요인 중의 하나이다. 또한 IT투자에서 효과가 나오려면 적어도 수년씩 걸리는데 IT기본투자는 해당 연도의 비용으로 계산되고 그 해의 영업실적이 나쁘면 최고경영층의 인사문제가 생긴다. 새로운 최고경영자는 새롭게 접근하는 외국계 컨설팅업체나 IT업체에 휘말려서 과거의 것은 그냥 고철로 썩히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 IT가 힘을 발휘하려면 적당하게 거래처에서 받던 각종 음성적인 리베이트가 전부 전산화돼야 하고 거래처에서 결품이 나는 것에 대해 과거에는 덤으로 슬쩍 주었으나 이제는 그것이 안되는 것 등 각종 과거의 관행들이 장애요인이 되면서 현장영업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러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으나 영업이 잘 안되니, 새로 온 최고경영자는 매출이 최고니까 그냥 과거 하던대로 밀어부치라고 지시한다. 시스템은 21세기의 최첨단인데 영업방식이나 거래방식은 19세기식이다. 연말결산이 좋으면 중역과 실무자들이 승진을 하는데 이들의 승진은 최첨단 SCM과 CRM과 상관없는 과거의 영업방식 결과이다.

초일류기업이 되려면 당연히 자기 회사에 맞는 SCM과 CRM을 해야 한다. 문제는 기법이 나빠서가 아니라 회사내부에 전문가가 없어 컨설팅업체나 IT업체에 끌려다니면서 필요 없는 것들을 마구 도입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컨설턴트가 회사 내부사정을 잘 모르므로 회사에 맞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한다. 회사내부의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 외부구축업체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시스템 구축의 성공률은 일단 75%를 넘는다.

회사 내부에 전문가가 없으면 잠시만 외부에서 영입해서 그 프로젝트를 회사와 같이 수행하면 된다. 컨설팅업체나 IT업체의 편에서 회사에 영입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독자적으로 선정해서 내부 인력들과 같이 공동업무를 회사의 편에서 수행해줄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컨설턴트는 우리가 하는 실무에 대하여서 아는 것이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우리를 컨설팅합니까’ ‘컨설팅업체나 IT업체는 실무를 배우면서 돈 버는 사람들입니다.’ 국내의 수 많은 기업체의 경영정보관련 중역과 실무자들의 하소연이다. 대세가 SCM과 CRM이라고 하고, 또 최고경영층이 밀어부치니 안할 수는 없으나 결과는 뻔하다. 또 돈 들여서 고철을 만들어 놓겠구나. 국내에서 SCM과 CRM의 시스템 성공률은 20%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그것이 50%를 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나쁜 결과이다. 회사내부의 전문가를 키워라. 그것이 안되면 회사외부의 전문가를 임시적으로 영입하라. 시스템구축은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컨설팅업체나 IT업체의 돈을 벌어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제공 : DB포탈사이트 DBgu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