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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적 기업과 지식기반 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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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MS별 분류
DB일반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02-12-01 00:00
조회
8699





지능적 기업과 지식기반 정보시스템

eceo200212002.jpg 신 경 식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근 정보기술 추이에서 주목할만한 움직임 중의 하나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Decision Support Systems: DSS), 지식기반시스템(Knowledge-based Systems: KBS), 지능형시스템(Intelligent Systems)의 부각이다. 물론 혹자들은 DSS나 KBS가 철 지난 교과서에나 나오는 용어라고 쉽게 무시해 버릴 지도 모른다.

사실 그동안 의사결정지원시스템, 지식기반시스템은 일부 특수한 분야에만 적용돼 사용됐을 뿐 보편적인 기업정보시스템으로 자리잡지 못해왔다. 단순하게 운영을 지원함으로써 효율성만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의 의사결정 활동을 지원해 기업의 전략적 우위를 제공한다는 그럴듯한 의미만이 강조돼 왔지만 이 시스템들의 실효성을 믿거나, 반기는 기업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즈음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시스템이나 위험관리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의 정보계시스템 대부분은 따지고 보면 DSS, KBS적 요소가 많이 반영된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최근 이러한 유형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많은 기업들이 도입과정과 도입 후 크게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옛날 컴퓨터 도입 초기 많은 기업들이 정보기술에 대한 몰이해로 겪었던 어려움을 다시 보는 것과 같다.

기술과 경영조직의 일관성 결여로 도입에 역효과를 가져온다거나, 최신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고서도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경영인력이 구비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된다던가 하던 기억이 그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그것은 지식기반 시스템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식 기반의 시스템적인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기술과 경영조직의 일관성이 없어져 시스템 도입에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 최신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고서도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경영인력이 구비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지 않아야 지능적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으며 이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지식 베이스의 중요성

의사결정지원시스템과 지식기반시스템의 핵심은 모델 베이스(model-base), 지식 베이스(knowledge-base)를 어떻게 구축하고 관리하며 이를 업무에 연결해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CRM의 경우 주요 고객을 구분해 내고, 이들의 만족 제고를 가능하게 하는 분석모델의 구축 및 활용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금융기관의 정보계 시스템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용평가시스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구축된 모델 베이스에 의해 기업의 신용도와 부실 가능성이 제대로 예측돼야 시스템으로서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즉, 이와 같은 지식기반 시스템들은 업무 프로세스 설계도 중요하지만 시스템 내부에 구현되는 모델, 모델 베이스, 지식베이스가 적정해야만 성공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있어 모델 베이스 또는 지식베이스의 구축문제는 그다지 큰 비중을 주지 않고 진행하거나 파일럿 모델링 정도만 수행하고 사용자가 앞으로 알아서 잘 하면 된다는 식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의 시장상황 때문에 정보시스템 개발 전문가 그룹 중 분석 모델링 전문가나 지식공학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점에 기인하는 부분도 있다.

사실 유용한 지식 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업무와 잘 연관시켜 활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커다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첫째는 유용한 모델 베이스 또는 지식 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축적된 데이터에 기반해 모델을 추출하는 데이터 마이닝은 지식을 추출하고 모델을 구축하는 유용한 도구로 알려져 있다. 성공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데이터 마이너와 흡수 역량이 있는 최종 사용자의 적극적인 개입, 잘 정의된 데이터웨어하우스(DW) 또는 데이터마트 등이 필수 조건이다.


지식 구조화와 관리활동의 어려움

데이터로부터 지식추출을 담당하는 데이터 마이너의 경우 통계기법에 대한 이해만 있을 뿐 경영마인드가 부족할 경우 현업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현업 담당자가 모델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을 경우 업무 프로세스와의 연결고리는 쉽게 단절되게 된다. 데이터 측면에서는 ‘다수의 데이터가 있다’, ‘DW가 구축됐다’라는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경영활동에 활용 가능한 유용한 패턴이나 지식을 추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정보가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지만 DW 구축 당시에는 모델 추출을 위해 무슨 정보가 중요한지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이렇게 어렵게 구축된 지식 베이스 또는 모델이 별로 영속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모델이 된다. 결국 누군가가 이러한 모형을 지속적인 재학습을 통해 수정, 갱신하거나 재 구축해야 하는데 누가 이러한 일을 담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곧 닥치게 된다.

전문성을 가진 지식관리자가 내부에 없거나 외부 전문업체와의 장기적인 관계수립이 사전에 고려되지 않을 경우 이 시스템들은 얼마안가 고물 창고로 직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많은 기업에게 딜레마를 제공한다.

셋째는 지식기반 시스템을 이용해 일해 본 경험이 별로 없는 사용자들의 문제이다. 사용자가 현업은 물론 도출된 모델 및 데이터 구조, 정보시스템 일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지 않을 경우 아무리 좋은 모델에 의해 도출된 정보라 할지라도 결국은 활용되지 못하게 된다.

이상과 같이 지식 추출 활동 자체도 어렵고, 이를 관리하는 활동도 어렵고, 사용자가 이러한 시스템과 함께 일할 줄 알도록 훈련시켜야 비로소 성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이니,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의 황당함은 너무나도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지식기반 시스템 프로젝트가 단순한 SI 프로젝트가 아니라 △데이터로부터 지식을 추출하고 관리하며 이를 업무 프로세스에 연결시키는 방법론까지를 학습하는 프로젝트라는 점 △중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데이터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 △사용자도 모델과 일하는 방법을 학습시켜야 한다는 점 등을 중요하게 고려해 추진한다면 그 보상은 충분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 정보시스템의 지능적 활동이 가지는 의의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즉,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얼마나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최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을 구성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능적 기업과 기업 경쟁력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BI)라는 개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트너 그룹의 정의에 따르면 BI는 사용자가 기업의 DW에 저장된 자료에 접근해 경영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경영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데이터를 정보로 전환하고, 이러한 정보를 다시 지식으로 전환해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일체의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메타그룹은 BI는 지식 근로자들이 수많은 정보의 원천들 속에서 개인의 정보를 통합하고 종합해 자신들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분석해 활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성과를 급속하게 향상시킬 것이고 기업에 경쟁우위를 가져오는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2004년까지 BI 분야의 전체적인 시장 성장률을 45% 이상으로 전망했다.

지능적 기업(Intelligent Company)이란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내의 지식자산에 언제나 접근해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기업 경쟁력이 기업의 지능수준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지식관리활동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지식기반 정보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겪는 지금의 어려움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기업들이 앞으로 지능적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