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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시각화… IT기업과 CI (1) - 디자인과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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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MS별 분류
Etc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02-06-01 00:00
조회
11799





디자인과 경영

현승엽/크레이피쉬 팀장
<antonio@crayfishinc.com>

원조 PC업체인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1996년 들어 3.4%까지 곤두박질쳤다.

사람들은 애플의 미래를 의심했다. 그러나 애플은 1년만에 기적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창업주인 스티븐 잡스의 복귀와 동시에 등장한 아이맥의 새로운 디자인에 고객들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 외에도 IBM, 포드,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보여지는 시각 디자인을 통해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 많이 있다. 광범위한 정보를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21세기 디지털 사회가 도래하면서 디자인은 한 회사의 사활을 좌우할 만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디자인이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로 널리 인식되어 감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디자인’과 ‘경영’이 결합된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자들은 그들이 전개하는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 디자인의 속성을 이해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디자이너들 역시 경영의 용어와 기법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고 있다. 경영을 알지 못하는 디자이너는 경쟁력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경영의 가장 초보적인 정의는 ‘그려서 나타나는 행위를 올바르게 다스릴 수 있는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자인 활동이 올바르게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필요한 지혜와 경륜이 곧 디자인 경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일본의 기업 전략가 고노 노보루는 디자인 경영을 ‘디자인 자원을 기업 활동의 핵심요소로 간주하고 기업 목표달성을 위해 기업 디자인에 대한 정책, 조직체제, 디자이너 체제, 그리고 평가 등을 포함한 디자인 자원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일천의 지식 체계’라고 정의했다.

또 정경원 디자인진흥원장은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을 경영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생활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경영자, 디자이너, 그리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지식 체계를 연구하는 분야’라고 정의했다.


경영 전략적 수단으로의 디자인

디자인 경영은 곧 질적으로 우수한 디자인을 개발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생활문화를 창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특정 가치 기준을 창조하기 위해서 양적인 면이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 더욱 더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량생산 방식을 통해 획일화된 상품을 대량으로 복제하며 양적인 성과를 얻는데 치중하던 산업시대에는 디자인 경영의 역할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고객 개개인의 요구와 개성이 반영되는 주문형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총체적인 만족을 이끌어 내야하는 정보화 시대에는 디자인 경영이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른바 ‘고부가가치 사업’이 늘어남에 따라 비즈니스에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실어주는 디자인 경영의 역할이 더욱 더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자인 경영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은 기업이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애플은 물론 디자인 경영으로 이미 잘 알려진 소니, 필립스 등의 성공요인은 바로 그들 기업이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최고경영자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말은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회사는 얼마나 되겠는가

애매모호한 구절을 비전이라고 제시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소니의 경우는 확실하다. 그들의 비전은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이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 비전을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적절한 비전제시와 그에 따른 실행’이 디자인 경영뿐 아니라 모든 회사의 경영문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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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디자인 경영의 조직화


디자인 경영 시스템

디자인 경영은 기업의 활력을 재는 바로미터이다. 어떤 기업의 디자인 수준을 보면 그 기업의 활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활력이 넘치는 기업일수록 발랄하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반면 노쇠한 기업은 현실에 안주하여 구태의연한 디자인에 만족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기업을 경영하는 CEO는 결국 그 회사의 디자인에 대한 총책임을 진다.

이제 기업을 운영하는 CEO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디자인 경영에 눈을 떠야 한다. 디자인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하여 디자이너들이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독창적인 디자인 경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 디자인 시스템의 핵심은 기업 디자인의 목표, 디자인 활동의 범주, 디자인 운영 정책 등을 포괄하는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최근 디자인 경영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 시스템을 살펴보면, 기존에 디자인센터로 운영되던 디자인 총괄기구를 디자인 경영센터로 변경하고 디자이너 출신이 센터장을 맡을 정도로 디자이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풀립업 휴대폰은 단일모델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6백만대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대당 가격이 동종업체보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히트를 한 비결은 디자인 덕분이다. 디자인경영센터의 3백7명의 디자이너들은 연간 7백개의 제품 모델을 개발, 3차원 캐드시스템을 통해 샘플을 만들어 놓는다. 수만 가지의 제품 디자인을 미리 설계하고 이를 조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베이스화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디자인 능력은 IDEA(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로부터 최근 5년간 16개 제품이 우수 디자인상을 수상, 미국 애플사와 공동으로 기업부문 세계1위에 오를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디자인 경영센터의 가장 큰 역할은 모든 제품에서 삼성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신제품 기획단계에서부터 디자이너가 참여해 마케팅, R&D 담당자와 맞먹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한 종합기술원에서 열리는 미래전략 기술회의에도 관련 디자이너가 반드시 참석한다.

이는 ‘디자인과 같은 창의력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기업 CEO의 지침이기도 하다. 이렇게 삼성만의 정체성 확립으로 삼성 로고가 붙어 있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삼성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제공 : DB포탈사이트 DBgu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