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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가격 차별화-이중 라이센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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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MS별 분류
MySQL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07-06-01 00:00
조회
14501





소프트웨어 가격 차별화
- 이중 라이센스 전략 -

소프트웨어 상업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과거 인기를 모았던 셰어웨어 방식부터, 패키지 판매, 정액제 기반의 서비스 제공, 광고 수입을 위한 소프트웨어 제공 등이 공존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은 미국 벤처 캐피탈을 중심으로 오픈 소스에 대한 상업적 지원이 강화되고 있는데, 그 성공 사례로 MySQL, JBoss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이중 라이센스 모델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재권 및 수익 모델과 관련하여 이중 라이센스 모델을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서광열 kwangyul | seo@gmail.com

대형 할인 매장에 가보면 입구에 여러 상품에 대한 할인 쿠폰이 놓여 있다. 물건을 사고 이 쿠폰을 제시하면 쿠폰 가격만큼 할인해 주는 제도이다. 그냥 해당 제품을 알아서 할인해 주면 될 것이지 왜 귀찮게 쿠폰을 찍어서 입구에 배치해두는 수고를 하는 것일까 비싼 인쇄비를 물어가면서 말이다.

미국에서는 메일인 리베이트(Mail-in rebate)라는 쿠폰 발행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 유통업체나 대형 슈퍼마켓을 가보면 ‘리베이트 5달러 빼면 10 달러’라는 식의 가격표를 쉽게 볼 수 있다. 일단 15달러를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에 제조사에 쿠폰을 오려 보내면 5달러를 돌려준다.

이제 쿠폰은 제도는 어디에나 있다. 햄버거, 커피 등 간단한 제품을 살 때마다 도장을 하나씩 찍어주고 10개가 모이면 같은 제품을 하나 더 먹을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각 상품을 10%씩 할인된 가격에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몰의 쿠폰 제도를 보면 그 복잡함과 다양성이 상상을 초월하지만, 모든 계산을 끝마치고 나면 단순히 어떤 제품을 몇 % 싸게 파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소비자들의 수고를 요구하면서 말이다.

가격 차별화 정책과 시장 세분화 전략

앞에서 언급한 쿠폰이나 리베이트 정책의 배경에는 시장 세분화(market segmentation)이라는 전략이 숨어 있다. 시장 세분화는 소비자의 계층을 나누는 행위를 말한다. 쿠폰의 경우를 보자.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쿠폰을 사용해 할인을 받는 반면에, 가격에 덜 민감한 소비자들은 굳이 쿠폰을 찾아서 제시하는 수고를 귀찮아한다. 밖에 나가는 길에 우체국에 들려서 리베이트 메일을 보내면 5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귀찮아서 못하는 소비자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 계층이 나눠지면, 각 계층별로 다른 가격을 매기는 가격 차별화(price discrimination) 전략이 가능하다. 가격 차별화 전략은 기업을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전략이다. 예를 들어 5,000원 짜리 햄버거를 쿠폰을 이용해 4,000원에 구입하는 소비자는, 5,000원 짜리 햄버거를 사먹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원가가 2,000원이라면 이런 소비자들 4,000원에라도 햄버거를 파는 것이 유리하다. 즉 가격 때문에 잃어버릴 뻔한 소비자를 찾아주는 것이 시장 세분화 및 가격 차별화 정책이다.

쿠폰과 가격차별에 대해 처음 이야기한 사람은 당시 시카고 대학 교수인 착라바티 나라시먼이다. 그의 논문은 쿠폰 사용자와 비사용자 사이의 가격 민감도 차이를 실증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쿠폰 사용자의 가격 민감도가 비사용자의 가격 민감도에 비해 적게는 10%에서 크게는 2.5배까지 높은 걸로 나왔다.

시장 세분화와 이중 라이센스 전략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가격 차별화 및 시장 세분화를 가능하게 하는 ‘쿠폰’을 찾을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오픈 소스의 상업화 모델로 등장한 이중 라이센스(dual license)는 이런 쿠폰을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중 라이센스란 하나의 제품에 사유라이센스와 오픈소스라이센스 2가지를 모두 적용하는 정책을 말한다. 즉, 해당 제품을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지만,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해당 기업으로부터 사유 라이센스를 구매해야 하는 모델이다. MySQL, AB, Sleepcat, Trolltech 등이 이런 이중 라이센스 전략을 선택한 2세대 오픈소스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세분화 관점에서 비추어 보면 이중 라이센스는 소비자를 2개의 계층으로 나누는 역할을 한다. 하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해당 제품을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개발자, 사용자들이다. 또 다른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영리적인 목적으로 자사의 제품에서 사용하려는 기업이다.

소프트웨어 이중 라이센스는 이렇게 두 계층의 소비자에 대해 서로 다른 가격을 매긴다. 오픈소스 사용자에게는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에 버그 수정, 개선안 제안, 테스트, 마케팅 등의 역할을 맡긴다. 반면에 일반 기업들에게는 제품의 가치에 상응하는 가격을 매기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MySQL AB의 사례

MySQL AB사는 원래 웹서버용 데이터베이스를 주축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범용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내장용 데이터베이스를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1995년 Michael Widenius와 David Axmark가 개발을 시작했으며, 1996년에 처음 릴리즈가 이루어졌다. 현재 MySQL은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MySQL AB는 이중 라이센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오픈소스 라이센스는 GPL을 채택하고 있어서, MySQL을 사용해 다른 제품을 만들려면 반드시 소스 코드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반대로 사유 라이센스를 구입하면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고 MySQL을 내장해서 제품을 만든 후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MySQL 사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의 이중 라이센스를 채택한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의 MySQL은 카피레프트에 가까운 자체 라이센스를 사용했다. 유닉스(리눅스) 기반에서는 제한된 형태이긴 하지만 자유 배포와 사용을 허락했다. 반대로 윈도우즈에서는 자유 사용과 배포를 제한하는 셰어웨어 가까운 라이센스를 채택했다. 이 모델은 유닉스와 윈도 사용자 나라는 계층을 나누고 서로 다른 라이센스를 채택하는 방식이었다.
2000년에 이르러 모든 제품이 GPL 라이센스로 바뀌고, 2001년에 MySQL AB사가 설립된 후에 지금과 같은 이중 라이센스 모델이 채택되었다.

GPL 라이센스의 핵심

그럼 GPL 라이센스의 핵심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우선 자유 소프트웨어는 아래와 같은 조건하에서 프로그램의 복제와 개작배포가 자유롭게 허용되며 프로그램의 사용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다. 또 프로그램을 양도받은 자는 GPL상의 사용허가를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하에 소스코드를 자유롭게 복제 및 배포할 수 있다.

그리고 프로할 수 있고 개작된 프로그램을 GPL 조건상의 사용허가를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하에 배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이 오브젝트파일이나 실행파일 형태로 배포될 경우 반드시 소소 코드를 함께 제공하여야 한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이므로 프로그램에 대해 어떠한 보증도 제공되지 않는다.

MySQL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려는 기업들은 GPL 라이센스로는 도저히 사업을 할 수가 없다. 특히, 소스 코드를 공개해야 한다는 조건은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항이기 때문이다. MySQL AB는 이러한 써드 파티(third party) 제품 개발사들을 위해 GPL과는 별도의 사유 라이센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방식을 취하였다.

반대로 사유 라이센스만 존재하면 기존의 오픈소스 개발자와 사용자들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각종 버그 리포트와 수정, 테스트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더불어 이들 사용자들은 MySQL의 마케팅 역할을 해주고 있으므로, 이들 개발자들을 위해서는 GPL 라이센스를 제공하고 상생 관계를 만드는 전략을 취했다.

MySQL의 전략이 유효한 이유는 MySQL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계층이 이중 라이센스라는 도구를 통해 크게 두 계층으로 분명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MySQL 사용자는 (1) 웹사이트용으로 사용하는 사용자들과 (2) MySQL을 내장한 제품을 만드는 사용자들이다. 웹사이트 사용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의사는 없지만, GPL 하에서 제품 개발을 도움을 줄 용의가 있고, (2)번 사용자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조건 하에서 얼마든지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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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이중 라이센스 모델에서 라이센스의 흐름

이중 라이센스 모델의 성공 조건

이중 라이센스 모델은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안고 있다. 오픈소스 라이센스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공개할 경우 소프트웨어에 대한 제어권을 잃고, 생각지도 못했던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이중 라이센스 모델의 성공 조건을 살펴보자.

우선 개발 공동체가 유사한 파생 제품을 내어 놓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제품을 오픈소스화 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부가적인 이점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MySQL를 기반으로 유사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여러 개 생긴다면,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1년에 한 회사가 MySQL을 기반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복잡성 때문에 개발을 제어하지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MySQL은 여전히 모든 외부 공여가 MySQL AB 사 개발자들의 손에 확인되어 반영되기 때문에 오픈소스임에도 불구하고 소스 코드에 대한 모든 제어는 MySQL AB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 하나 특징적인 점은 이중 라이센스로 성공한 회사인 MySQL AB, Sleepcat, Trolltech 등이 모두 오픈소스 라이센스로 완강한 카피레프트를 고집하는 GPL (혹은 유사한 라이센스)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GPL 라이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상속(inheritance)인데, GPL을 기반으로 한 모든 파생물은 GPL을 따라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떤 소프트웨어가 처음에 GPL을 이용해 무료로 배포되었다면, 누구도 소프트웨어를 개작해서 가격을 매길 수 없게 된다. 이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배포한 소프트웨어가 다시 상업적인 형태로 경쟁자가 되는 위험을 방지해준다.

이중 라이센스를 채택하는 회사는 또한 사용자층이 두터워야 한다. 오픈소스와 자유로운 사용을 통한 효과는 주로 ‘네트워크 효과‘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용자 수가 충분히 많지 않으면 아무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수도 있다.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배포되고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효과가 더욱 클 것이다. 거꾸로 말해서, 극히 제한된 사용자만이 이용하는 특수한 소프트웨어의 경우 이중 라이센스 모델은 큰 득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계

이상으로 살펴본 것처럼 이중 라이센스 모델은 제한된 환경 하에서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라이센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중 라이센스 모델로 성공을 거둔 기업의 수가 한정되어 있고, 이중 라이센스 모델로 사용자층이 분명하게 나뉘는 경우도 드문 것이 사실이다. 국내의 경우는 아직까지 이중 라이센스 모델을 성공시킨 사례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과거 GPL과 같은 오프 소스 모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했던 기업들에게 이중 라이센스 모델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GPL의 경우 개인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기여하여 명성을 얻게 되는 유인가가 있었던 데 비하여 기업의 경우 서비스나 지원 등 간접적인 수익 외에는 별다른 유인책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중 라이센스의 경우 분명하고 직접적인 수익 모델을 제공하면서도 오픈 소스의 여러 간접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소프트웨어의 수익 모델과 라이센스는 소프트웨어 기술만큼이나 급변하고 있다. 이중 라이센스 모델은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