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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테르 라파이유의 컬처코드 - 세상을 바르게 보게 하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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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MS별 분류
Etc
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07-06-07 00:00
조회
11240





클로테르 라파이유의 컬처코드
세상을 바르게 보게 하는 눈

필자가 이런 예를 장황하게 이야기 한 이유는 <컬처 코드>라는 책을 읽고 느낀 감흥 때문이다. 즉 코드에 따라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달라 질 수 있고 또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내가, 우리가 절대적 기준으로 생각했던 내용들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마케팅이나 홍보라는 일에서는 이 절대적이라는 불변의 주장을 하게 되면 망할 수도 있다는 교훈이다

이원섭의마케팅탐구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의 일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TV 연설이 한때 유행어가 된 적이 있다.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 좀 나아지셨습니까” 등등 이런 말들을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과연 우리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을까

이런 조사가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영국 레세스터 대학교는 최근 조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의 순위를 매겼다. 가장 행복한 국가는 북유럽의 부국 덴마크로 선정됐는데 부와 자연의 아름다움, 적은 인구, 훌륭한 교육의 질, 잘 갖춰진 건강보험 체계 등이 그 이유였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 최강 대국이라 자부하는 미국도 많은 빈곤층과 잘 갖춰지지 않은 건강보험 제도 등으로 23위에 그쳤다고 한다.

우리가 속한 아시아 국가들은 비교적 자신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는데 아시아의 가난한 소국인 부탄이 전체 8위에 올라 놀라게 한다. 인구 230만 명, 기대수명 55세, 1인당 GDP 1,400달러. 문맹률도 53%에 달할 정도로 우리가 인식하는 행복 지수와는 동떨어져 보이는데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높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그 이유라고 하는데 부탄인들은 물질적인 행복보다는 정신적인 행복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코드에 따라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달라진다

필자가 이런 예를 장황하게 든 이유는 <컬처 코드>라는 책을 읽고 느낀 감흥 때문이다. 즉 코드에 따라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달라질 수 있고 또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내가, 우리가 절대적 기준으로 생각했던 내용들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마케팅이나 홍보라는 측면에서는 이 절대적이라는 불변의 주장을 하게 되면 망할 수도 있다는 교훈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이며 문화인류학자인 클로테르 라파이유가 쓰고 MBC의 유명한 경제기자인 김상철씨가 번역한 이 책은 바로 앞에 설명한 것과 같이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의미(행복 등)에 대해 그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동일한 잣대로 보이는 대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국 레세스터대학교의 조사가 아주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도 이를 증명하는 사례가 미국 23위, 부탄 8위라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마케팅홍보를 하면서 코드라는 단어를 업무적으로 처음 접한 때는 90년대 말 한양대에 계시는 이 모 교수를 통해서였다. 당시 이교수는 코드란 마케팅을 하기 이전에 그 시장과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준 것이 있다. 아프리카에서 우리의 신발을 팔기 위해서는 무작정 신발을 들고 들어가 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신발을 왜 신고 다녀야 하는지 신발의 의미는 무엇인지 왜 우리가 신는 신발 대신에 맨발이 편한지 등등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런 잔 기억들이 <컬처 코드>라는 책으로 다가왔다. 아니 그 이전에 이미 노무현대통령의 인사정책을 비꼬아 코드인사라고 하면서 겪어 보기는 했지만 필자가 하는 일과 관련해 코드라는 말을 적용한 명쾌한 논리는 “컬처 코드”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코드(code)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기호(記號)의 계열을 다른 기호 계열로 표현할 때의 약속, 또는 그 기호 계열을 말한다’라고 되어 있다. 상호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는 사전 약속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코드란 아주 작고 특정 부문에서만 통용되는 상호간의 이해

그렇다면 코드란 아주 작은, 특정 부문에서만 통용되는 상호 간의 이해라고 받아들여도 크게 틀리지 않다. 라파이유 박사는 바로 이런 코드를 지난 수십 년 간에 걸쳐 연구한 끝에 <컬처 코드>라는 책으로 펴낸 것이다. 코드에 대해 설명하면서 저자는 우리들이 마케팅이나 홍보를 할 때 맹신하고 있는 시장조사 결과도 알고 보면 다 거짓이며, 믿을 수 없는 수치 나열에 불과하다고 놀라운 주장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두에 나열한 것과 같이 진정한 차이(코드)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컬처 코드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말로 하자면 ‘문화 코드(약속)’라고 단순하게 풀 수 있지만 라파이유 박사는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라고 설명한다. 이 코드를 바로 마케팅에 적용해 검증하고 그 결과를 모은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전문지인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기업의 30년간, 300회 이상의 “각인 발견 작업(discovery session)”을 수행한 경험의 총 결산이다.

여기서 각인 발견 작업에 대해 설명하면 “경험 + 감정”이 각인인데 이 각인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것을 오래 동안의 작업으로 밝혀 내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각인과 코드의 관계는 자물쇠와 비밀번호와 같아서 비밀번호를 바른 순서대로 바로 넣어야 자물쇠가 열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컬처 코드를 적용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고객의 마인드도 이해할 수 없다. 또 당연히 마케팅도 없다는 것이기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시장조사나 여론조사를 믿지 마라

필자가 이 책을 보면서 가장 공감했던 내용은 시장조사나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마케팅을 할 때나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맹목적으로 이 두 가지의 결과를 따른다. 그러나 라파이유 박사는 이 것은 대상자들의 진심이 아닌 말의 반영일 뿐이라고 그간의 경험과 검증으로 밝히고 있다.

필자도 100% 동감하는 내용이다. 번역자인 김상철기자도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예를 보면 국민들이 진정으로 생각하는 대통령 감에 대한 여론조사나 설문조사를 하면 대개 인품, 능력, 비전 등을 꼽는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선택하는 그 결과도 같을까 결단코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투표결과는 출신 지역, 언변, 살아온 경력 등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 것이 설문조사 여론조사의 실체이다.

의식적인 말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행동이 바로 컬처 코드라는 정의를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며 무엇을 무엇답게 규정하는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당연히 이런 속 마음(무의식)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세상을 보이는 대로 판단하고 보이는 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된다. 대통령 감 설문 조사에서처럼 말이다.

물론 환경과 경험에 따라 이 정의도 틀릴 수 있다. 그러나 믿을 만한 이유도 있다. 정의나 진리는 어느 특별한 몇몇당한 더 많은 다수 때문에 따른 것과 같기 때문이다. 진정한 컬처 코드를 보지 못하면 국가나 기업이나 개인이나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감정을 표출할 여러 보조수단을 활용해 코드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 또한 그냥 있는 그대로만 따르면 문제가 있다. 설문조사를 믿지 말라는 의미는 설문에 나타난 감정이 이입되지 않은 말을 믿지 말라는 것인데 자칫 근본을 무시하면 문제가 된다, 나타난 말은 그대로 인정하고 그 말속에 숨어있는 감정을 파악해내라는 것이다.

그 감정이 바로 지금껏 설명한 컬처 코드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어려운 감정을 도출해 내기 위해 라파이유 박사는 설문 응답 이외에도 포커스 그룹을 직접 불러 감정을 도출해 내는 실험들도 하고 또 해당되는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보조 수단을 활용해 하나의 코드를 찾아내고 마케팅 키워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상대의 컬처 코드를 알아낸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한다. 단번에 그런 코드를 찾아낸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마는 검증에 검증을 거쳐 얻어내는 코드만이 진실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필자소개

1980년대 중반 IT 전문지 편집장을 엮임했다. 이후 1990년대 삼성SDS 홍보파트장과 마케팅팀장을 거쳐 현재는 IMC 전문기업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