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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포용"이 개발팀에 미치는 영향 - 마이크로소프트 김은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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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21-11-11 09:54
조회
3227

"다양성과 포용"이 개발팀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테크기업에서 "다양성과 포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

Diversity & Inclusion(D&I), 유명한 글로벌 테크 회사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주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와 노력을 해오고 있다.
Microsoft의 경우에는 "다양성과 포용"을 기업의 핵심 가치로 정하고, 매년 이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내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성과 포용"을 위해 1억 5천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5년까지 미국의 흑인 및 아프리카계 미국인 매니저, 시니어의 비율을 2배로 증가시키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Google의 경우 고위직의 소수인종 비율 개선을 위해 2025년까지 소외 계층의 30%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소외된 그룹의 고용 및 승진을 개선하기 위해 전담팀을 만들었다고 한다.

위의 사례를 통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다양성과 포용"을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업들이 "다양성과 포용"을 추구하는 현상이 단순히 인도적인 차원의 일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명 컨설팅 펌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양성"을 가진 그룹이 더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BCG 보고서에 의하면 다양성을 가진 조직의 EBIT(세전수익) 이 덜 다양한 구성원으로 구성된 조직보다 9% 높았다고 하며, McKinsey & Company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성을 가진 팀이 평균 이상의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25% 가 더 높다고 한다. Gartner 보고서에서는 다양성을 가진 팀의 성과가 50%를 능가한다고 조사했다.
많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이미 D&I를 자신의 조직문화에 적용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오고 있지만, 한국 테크기업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오늘 칼럼을 통해 D&I란 무언인지, 왜 수많은 기업이 “다양성과 존중”을 위해 시간과 돈을 들여서 투자하는지, 더불어 필자의 경험을 예시로 들면서 이것이 개발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다양성과 포용"이란 무엇일까?

필자가 Microsoft에 입사하기 전에는 Diversity & Inclusion이라는 주제에 관해 관심 가져본 적이 없었고, 고민해본 적도 없었다. 솔직하게 나와는 먼 이야기,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주제에 대하여 깊이 알아갈수록 이는 비단 나만 아니라 우리 모두와 관계있는 주제였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자신의 다름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각자의 능력과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 혼자만의 문제였을까?

유년 시절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이 만연한 한국에서 자라온 필자는, 회의 시간 중에 내 생각을 마음껏 표출하거나 나서서 의견을 개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처음에는 그냥 본인의 소심한 성격 탓으로 치부하곤 하였으나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수록 거듭 생각해보니 단순히 내가 가진 문제가 아니라 나와 유사한 성장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으로 어려워하는 부분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의견을 제시해야 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질문해야 하는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우선 들었던 생각은 ‘내 의견이 틀리면 어떻게 하지?’였다. 내가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질문이 생기면 ‘상대방이 이를 공격으로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과 함께 ‘나는 아직 경력도 많지 않고 경험도 없으니, 내 생각이 잘못되었을 거야’라며 내 생각을 부정했다.

말을 하기도 전에 이러한 생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스쳐 지나가다 보니, 항상 결론은 ‘그냥 말하지 말자’가 되었다.


필자가 경험한 Microsoft의 문화

신입사원인 저의 의견도 소중하다고요?
하지만 Microsoft에서 일하며, 억지로라도 내 의견을 말하고 질문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자꾸 발생하였다. 처음에는 이러한 상황이 부담스러웠고 피하고만 싶었지만, 동료들이 내가 의견을 내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편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나는 ‘질문이 없는 사람’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질문을 자주 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었다.

또한, 이는 자연스레 적극적인 업무 태도로 이어졌다. 팀원들이 이야기는 부분 중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하고, 상대방과 생각이 다른 경우 내 생각을 공유하며, 논의가 더욱 풍부해졌다. 내가 궁금해하던 부분은 다른 사람들도 궁금한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내가 낸 의견 덕분에 버그를 수정하거나, 놓치고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다시 말해 Microsoft가 추구하는 “다양성과 포용”을 지향하는 문화 덕분에, 의사소통하는 방식, 행동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고 회사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었다.


"다양성과 포용"을 지향하는 문화가 팀에 주는 가치

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자의 다름을 틀린 것으로 보지 않고, 포용하는 문화를 가진 팀은 그렇지 않은 팀에 비해 더 높은 성과를 낼 확률이 높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성과에 대해 간단한 수식으로 표현해 보았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팀의 성과 = SUM(모든 팀원의 능력치)
그렇지 않은 팀의 성과 = 팀장님의 능력치

양성을 갖춘 팀에서는 문제 상황에 대해 다각도로 바라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다른 시각을 지닌 팀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갖춘 팀원들이 편견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라면, 팀의 성과는 각 개인이 가진 능력치의 총합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팀의 경우는, 팀장님의 능력치에 따라 팀의 성과가 좌지우지되기 쉽다.


개발자들에게 "다양성과 포용" 추구가 더욱 중요한 이유

개발자는 ‘누군가가 사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이 개발자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제품을 ‘유사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만 구성된 팀’에서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다양한 사용자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결여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비슷한 성장 배경과 환경을 가진 사람은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확률이 높아서, 나와 다른 경우에 대해 생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비슷한 사람들만 모인 집단에서는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이 모여 있는 팀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편하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 또한 중요하다. 특히나 개발팀의 경우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경력이 많은 사람의 주도하에 진행된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통찰과 안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그렇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Microsoft의 경우 많은 팀에서 시니어와 주니어가 짝을 이루어, 주니어가 구현하면 시니어가 옆에서 조언해주는 페어 프로그래밍 방식을 도입하여 개발하고 있다. 이 방법을 통해 주니어는 경험이 많은 시니어와 협업하며 그들의 지혜를 통해 배울 수 있고, 시니어의 경우 주니어의 새로운 시각을 통해 문제를 바라보며 자칫 놓치고 지나갈 뻔한 부분을 다시 검토하게 될 수도 있다.


다양성과 포용을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다양성과 포용"을 추구하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며 변화를 끌어내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 오죽하면 너무 다른 요즘 세대와 함께 일하는 것이 어렵고,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90년생이 온다’라는 책까지 나왔을까? 이처럼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글로벌 테크 기업의 경우는 고용의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채용하기 위해 의도적인 노력을 한다. 내부적인 기준과 타임라인을 세우고, 이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용 결과에 대한 노력뿐만 아니라, 고용 과정 중에서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지원자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뽑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그들이 일하며 자신이 가진 역량을 모두 펼칠 수 있도록, 포용적인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기존 구성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내가 종종 사용하는 방법은, 그들의 자신의 아이디어나 성과에 대해 다른 팀원들과 공유하는 기회의 장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이로써, 새로운 팀원은 자신이 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동시에 자신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다고 느끼며, 자신이 가진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히 시니어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존 구성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참고로 나는 시니어가 아니다)

다름이 틀림이 되지 않는 포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일하는 팀들이 많아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더욱더 많은 혁신적인 기업이 많이 나오게 되고, 개발팀의 생산성이 높아져서 야근을 덜 하더라도 더 좋은 결과물을 내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소망해본다.







김은지 연구원
現)17'~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前)15' ~17'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에반젤리스트
강의)한이음 멘토링 멘토,SSAFY 취업클리닉 멘토
※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