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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자본의 응용과 미래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전영범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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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taonair
작성일
2021-08-26 14:20
조회
1483
 

“빅데이터 자본의 응용과 미래”

 
개인이든 조직이든 경쟁력을 가지는 데에는 ‘데이터 자본’ 내지는 ‘데이터 자원’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되리라 본다. 왜 데이터가 자본이나 자원이 될지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경우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Know where’를 잘 모르니 응용할 수 있는 ‘Know how’가 쌓일 수도 없다.

미래의 비즈니스 지도를 바꿀 수 있는 빅데이터 자본을 우리는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까. 이런 문제를 중심으로 쉬운 일상의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보려고 한다.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가끔 고성이 오갈 정도의 주장들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차분하게 시선을 과거나 해외로 돌려서 논의를 차분히 전개하는 사람들을 본다. 과거의 데이터 해외의 사례를 소개하며 현실에 대입해 보라는 것이다. 주장을 강하게 하던 사람을 머쓱하게 만들 정도의 데이터라면 토론의 승자가 누구 될지는 뻔하다. 데이터나 통계는 주장보다 강하다.

영화 '머니볼'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의 성공 이야기지만 빅데이터와 관련해 많은 시서점을 주는 영화다. 오클렌드 애슬레틱스 라는 구단이 데이터 분석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를 감독으로 영입해 좋은 성적을 내는 내용이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았던 소형구단이 예산이 풍부한 대형구단을 이기기 위해서는 몸값이 비싼 스타 선수보다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 몸값 대비 효율성이 높은 지표를 찾아서 최적의 선수를 기용하는 것이다. 이런 전력은 성공했고, 애슬레틱스는 2002년에 시즌 중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는가 하면 그해 리그 1위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데이터는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이지만, 그날 그날 게임에서는 행운이나 선수들의 투지 같은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 야구는 특히나 데이터의 운동이다. 타율, 방어율 같은 다양한 지표들이 선수의 몸값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유능한 감독의 요건의 하나는 의미 있는 스몰 데이터를 가지고도 유의미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혜안이 아닐까.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인들이 최고로 사랑하는 종목은 단연 여자배구일 것이다. 전력의 열세가 점쳐져도 극적인 승리를 일궈내는 모습에 국민들이 감동했다. 슈퍼스타 김연경 선수의 맹활약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람이 없겠지만, 라바리니 감독의 데이터 배구를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라바리니 감독은 세계 각지의 클럽을 돌며 코치로 경험을 쌓았는데 16세 때부터 고향 클럽에서 코치 역할을 하면서 성장했다고 한다. 배구 선수 경험이 없지만, 그는 데이터에 근거한 분석기술로 헤드 코치의 신임을 얻으며 성장해 한국의 국가대표를 이끌게 된 것이다. 자신에 데이터 뱅크에 저장된 개별 선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비와 서브 능력을 고려해서 신인들을 적시에 투입해 상대를 힘들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면에서 스포츠는 데이터 과학이기도 하다. 올림픽은 스타탄생의 장이기도 하지만 우승 후보는 항상 이변의 희생양으로 고개를 떨구기도 한다. 육상 100 미터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 대한 데이터와 주루 운용이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저 초반부터 자신을 믿고 맹렬히 달리는 것 이상의 전략이 있을까. 그렇지만 800 미터 이상 중장거리 종목이라면 유력 주자의 과거 기록이나 주루 운용 방식을 모르면 어떻게 될까. 기록이 유사한 경우엔 데이터에 기반한 주루 운용으로 적절히 상대를 견제하면서 승부처를 살피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이 아닐까.

스포츠의 이변도 많은 경우 데이터의 사각지대에서 정보가 어두운 측과 풍부한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으로 상대방의 의표를 찌를 수 있는 지략을 갖춘 쪽이 맞붙을 때 나오는 것이다.

몇 년 전 알파고라는 인공지능과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았다. 알파고는 오래 있어도 지치지도 않고, 감정에 치우쳐 순간의 판단이 흐려지지도 않는다. 이세돌은 아마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대국에 엄청난 심적 부담이 있었을 것이고, 생소한 대국에 가끔 판단이 흐려지기도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알파고의 승리는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졌고, 이세돌은 한 판을 이기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런데 사실 이세돌은 알파고에 진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에 진 것이다. 과거의 수많은 기보를 데이터화해서 저장한 여러 컴퓨터가 연결되어 어떤 경우의 수에도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로직(logic)을 입력해 놓은 것이다. 그러니 이미 패배는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가 쌓이면 그 페턴인식의 노하우가 생기고 이것이 AI기술의 핵심이다. 결국 인간의 패턴인식이 기계에 정확히 이식된다면 생물학적으로 약하고 흔들리는 인체은 기계를 당할 도리가 없다.

우리의 일상은 데이터에 의한 판단의 연속이다. 우리의 행동 자체가 데이터 과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뇌에 입력된 상대방에 대한 정보, 고객에 대한 정보는 크기의 문제이지 일정한 데이터다. 그 데이터를 정확히 읽는 사람이 비즈니스나 인간관계를 매끄럽게 만들 수 있다.

학창 시절 ‘연애의 고수’ 로 불린 친구가 있었다. 지금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데이터 수집가이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여학생이 있으면 그 주변 친구들에게 그 친구의 취향, 생일 같은 정보를 정확히 수집해 상대방을 감동시킨다. 나 같은 하수들은 늘 눈치 없이 직접 물어보거나 물어봐도 잊어버리고 체계화된 데이터를 구축하지 못해 매번 실패했지만. 자신의 생일에 멋진 꽃다발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들이미는 남자에게 도대체 어떻게 내 생일을 알았냐고 따지며 화를 내는 여성이 있을까? 그러고보니 그 친구는 데이터 수집 능력에 상대방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재주도 있었다.

현재까지의 뇌과학이 밝힌 바로는 뇌가 지닌 최고로 복잡한 능력은 감정 지능이라고 한다. 레이 커즈와일은 감정이야말로 뇌의 첨단기능이라고 보았다. 복잡하게 얽힌 우리 뇌의 위계 구조 중 꼭대기에는 감정을 인지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 사회와 상호작용하는 능력, 도덕성을 느끼고 유머를 즐기고 감정으로 예술을 느끼는 능력이 여타 고차원적인 기능들과 함께 불안정하게 자리하고 있다.

뇌의 최고의 자리에는 감정이 있다. 그것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금단의 영역이다.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의 극본을 쓰는 사람 이외에는. 사랑을 느끼고 예술작품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감정이 없다면 우리는 인간의 몸을 한 AI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맹목적 주장은 데이터를 이길 수 없다. 데이터는 숨어있는 인간의 감성과 스토리를 이길 수 없다. 그 스토리를 보는 인사이트는 인간 두뇌의 최고영역에 자리 잡고 있다. 스몰 데이터라도 그것을 정확히 읽어내는 인사이트가 있다면 승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아마도 AI가 인간을 지배하려면 이런 인간이 가진 최후의 보루인 감성의 영역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어떤 면에서 데이터는 그 자체로 활용되는 것이 아닌 무궁무진한 응용의 세계를 가진 자본이다. 이런 자본을 적적히 활용하는 개인과 기업이 궁극의 승자가 될 것이다. 이런 데이터 자본을 ‘데이트 자본’으로 데이트 자본으로 적절히 활용했던 친구처럼.

전영범 국장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중소기업지원국장으로
많은 중소벤처기업이 마케팅 활로를 찾는데 기여하고
나아가 공기관의 빅데이터가 널리 활용되도록 돕고자 한다.

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제공 : 데이터 온에어 Dataonair.or.kr